국회 정무위 6일 국감 돌입…금융권 해킹에 5대 은행장 줄소환되나

신한·국민·하나은행 이어 저축은행·캐피탈까지 개인정보 유출 확산
與 "5대 은행장 불러 원인·책임 물어야"…추가 증인 채택 협의

유동수 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10.1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금융권 곳곳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금융회사의 허술한 보안 체계와 금융당국의 감독 책임이 국회 국정감사의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여당이 5대 시중은행장을 증인으로 불러 사고 원인과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야당도 사안의 심각성에 공감할 경우 은행장들의 줄소환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5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6일 국가보훈부를 시작으로 국정감사 일정에 돌입한다. 금융 분야 감사는 8일 금융위원회·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 19일 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서민금융진흥원 순으로 진행된다. 21일 비금융 분야, 22일 금융 분야 종합감사를 끝으로 전체 일정을 마무리한다.

오는 15일에는 경남 지역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을 대상으로 현장 국감이 열리고 16일에는 거제 한화오션 현장 시찰이 이어진다.

올해 금융 분야 국감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금융회사들의 전산 보안과 사고 대응 능력은 물론 금융당국이 사전에 취약점을 제대로 점검하고 감독했는지를 놓고 여야의 집중 추궁이 예상된다.

최근 신한은행에서는 대출모집인이 사용하는 모바일 간편조회 서비스가 해킹 공격을 받아 고객 약 2만50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유출 정보에는 고객명과 전화번호, 연소득, 산출한도 등이 포함됐으며 일부 고객의 주민등록번호와 연계정보(CI)도 빠져나갔다. 신한은행은 정상혁 행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실제 피해가 발생하면 전액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도 영업지원 시스템에 대한 비정상적인 외부 접근으로 고객 119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하나은행에서는 외부 해킹 세력이 영업지원 시스템에 접근해 고객 89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은행에서는 모바일 영업지원 시스템을 통해 외주 개발 직원 11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됐다.

은행권에 이어 2금융권에서도 피해가 드러났다.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약 4만명의 성명과 생년월일, 연락처 등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캐피탈에서도 주택대출 모집인 146명 가운데 일부의 이름과 휴대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이 유출됐다.

금융거래 시스템이 아닌 외부 조회·영업지원 시스템이 집중적으로 공격받았지만 금융회사가 보유한 정보의 민감성을 고려하면 2차 피해 우려가 크다. 이에 따라 외부에 노출된 전산시스템 관리 실태와 개인정보 보호 체계, 사고 인지·보고 과정, 피해 고객 보호와 보상 방안 등이 국감에서 폭넓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5대 시중은행장과 보안 책임자들이 국감 증인으로 추가 채택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무위가 지난 1일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국감 일반증인과 참고인은 각각 18명과 2명 등 총 20명이다.

이 가운데 금융위원회 국감 일반증인으로는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과 최병채 인카금융서비스 대표가 채택됐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와 김예린 이지포뮬라 대표는 참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들은 1차 명단에서 빠졌다.

하지만 증인 명단 의결 직후 금융권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확산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여당 간사인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반복되는 은행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이번 국정감사에 5대 시중은행장들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원인과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국민의 재산과 신용정보를 맡은 대표적인 규제 산업인 은행에서 고객 정보 유출이 반복되는 상황을 더는 지켜볼 수만은 없다”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5대 은행장이 증인으로 채택될 경우 오는 19일 금감원 국감이나 22일 금융 분야 종합감사에 출석할 가능성이 크다. 8일 금융위 국감은 증인 출석 요구 시한이 이미 지난 만큼 현실적으로 추가 출석이 어렵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금감원 국감이나 종합감사일에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부를 가능성이 높다”며 “워낙 심각한 문제인 만큼 여야 간 공감대 형성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국감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일 전체회의에서 김용범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증인들이 명단에서 빠진 점을 문제 삼았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도입됐는지 국민들이 알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도 “국정감사를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증인 명단을 의결하면서 “추가 일반증인과 참고인은 간사 간 협의를 마치는 대로 추후 일정을 정해 의결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확산한 만큼 추가 증인 협상에서는 5대 은행장 채택 여부가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