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대세' 양종희 넘은 이재근…'다시 은행맨' KB금융, 5년 젊어진다

회추위 "과감한 변화, 세대 교체 이끌 적임자"…첫 비은행 회장 3년 만에 다시 '은행맨'
"은행·비은행 전반에 대한 전문성…재무·전략·글로벌 높은 통찰력

이재근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자의 모습.(사진제공=KB금융지주)

(서울=뉴스1) 한병찬 김도엽 기자 =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로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WM/SME부문장이 최종 선정됐다. 역대급 실적을 이끈 양종희 현 회장이 큰 이변 없이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을 뒤엎은 결과다.

특히 KB금융은 1961년생인 양 회장 대신 1966년생 이 부문장을 선택하면서 5년 젊어진 '세대교체'에 나서게 됐다. 2023년 KB금융 사상 처음으로 은행장을 거치지 않은 회장에 올랐던 양 회장의 뒤를 다시 KB국민은행장 출신이 잇게 되면서 그룹 수장 자리도 3년 만에 '은행장 출신'으로 돌아가게 됐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1일 오후 회의를 열고 이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이번 선택의 배경으로 '변화'와 '세대교체'를 명시적으로 제시했다.

회추위는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이끌 적임자로 이재근 부문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연임 대세론' 뒤집은 이재근…KB, 5년 젊어진다

이번 최종 후보에는 양종희 현 회장과 이재근 부문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등 3명이 올랐다.

금융권에서는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다. 양 회장이 2023년 11월 취임한 이후 KB금융이 역대급 실적을 이어온 데다 주주환원 확대 등에서도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현직 회장이라는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큰 변수가 없는 한 연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회추위의 최종 선택은 이 부문장이었다. 특히 회추위가 양 회장의 재임 성과를 "현재의 우수한 성과"라고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를 선택 이유로 제시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실제 이 부문장은 1966년생으로 1961년생인 양 회장보다 5살 젊다. 양 회장이 연임할 경우 2029년까지 임기를 이어가게 되는 반면 이 부문장을 선택하면서 KB금융은 최고경영자(CEO)의 세대교체에 나서게 됐다.

은행장 경험도 두 후보를 가르는 지점이다. 양 회장은 KB손해보험 대표 등을 거친 비은행 전문가로, 2023년 KB금융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은행장을 거치지 않고 회장에 올랐다. 당시 KB가 은행 중심의 금융그룹에서 벗어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상징적인 인사로 평가됐다.

반면 이 부문장은 2022년부터 KB국민은행장을 맡은 정통 '은행맨'이다. 양 회장의 3년 임기를 끝으로 KB금융 회장 자리가 다시 국민은행장 출신에게 돌아가면서 '비은행 출신 회장' 체제도 한 차례 임기로 막을 내리게 됐다.

은행장·CFO 거친 '전략통'…회추위 "미래 성장 이끌 적임자"

회추위는 지난 6월 2일 경영승계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뒤 롱리스트(12명)→1차 숏리스트(6명)→2차 숏리스트(3명)로 단계적으로 후보군을 압축해 왔다.

이번 절차는 2023년보다 1개월 이상 앞당겨 임기 만료 5개월 전에 개시됐으며, 개시일부터 최종 후보 선정까지 걸린 기간도 3개월로 늘렸다. 후보자들을 보다 면밀하게 평가·검증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회추위원들은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KB금융의 비전과 가치관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 노력 등 회장 자격요건상 5개 항목, 25개 세부 기준을 토대로 후보들을 검증했다. 이후 최종 투표를 거쳐 이 부문장이 차기 회장으로서 적합한 자질과 역량을 갖췄다는 데 뜻을 모았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이재근 부문장은 금융산업이 재편되고 머니무브가 본격화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KB금융의 미래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훌륭히 끌어낼 만한 역량이 있는 CEO 후보"라며 "지주 부문장과 은행장을 맡으며 쌓은 은행·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에 더해 재무·전략·글로벌 부문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은행장과 지주 부문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성과와 경영 능력은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회추위는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 부문장은 서울고와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금융공학 MBA를 마쳤다.

KB국민은행 판교테크노밸리지점장, KB금융지주 재무기획부장·재무총괄(CFO) 상무,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상무·전무,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거쳐 2022년 제8대 KB국민은행장에 올랐다. 이후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을 맡았고 올해 글로벌&WM/SME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