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끈' 이억원 금융위원장…조용한 취임 1주년 맞는다
별도 기자간담회 등 행사 않기로…난제 산적에 '정중동' 택해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오는 15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을 전면에 내세우며 숨 가쁜 1년을 보낸 이 위원장은 별도의 행사나 기자간담회 없이 조용한 1주년을 맞이할 전망이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숙고 끝에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산적한 금융 현안과 막중한 정책 과제 앞에서 '말보다는 성과'로 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임자인 김병환 전 금융위원장이 정기적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소통 강화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위원장이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은 지난 5월 21일이 마지막으로, 넉 달 가까이 언론과의 소통 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이다. 당장 결론을 내기 어려운 문제들이 쌓인 만큼, 외연 확장보다는 '내실'과 '정중동(靜中動)'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지난 1년간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을 두 축으로 정책을 이끌어왔다.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국민성장펀드 규모를 5년간 150조 원에서 200조 원으로 확대했고, 국민이 직접 투자하는 국민참여성장펀드 역시 1차 6000억 원 완판에 이어 2차 판매를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 '금융산업위원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첨단산업 이해를 위한 공부에 매진하는 한편, 투자처 발굴을 위해 지방 현장을 직접 발로 뛰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격한 '잔인한 금융'을 해소하고 포용 금융을 확대하는 데도 총력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포용금융전략추진단을 출범시켰고, 신용평가시스템과 은행 여신 시스템 전반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다만 모든 정책이 기대했던 효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을 막고자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을 선언했으나, 눌렸던 집값 상승 압력이 다시 거세지는 등 부작용이 잇따랐다. 지난해 6·27 대책을 시작으로 9·7, 10·15 대책에 이어 올해 4·1 대책까지 연이어 대출 규제를 강화해 오다 최근 발표된 8·13 대책은 기존 규제의 뼈대를 유지하면서도 주택 공급과 실수요자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다소 완화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0일에도 김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을 직접 찾아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금융위는 2027년 착공·준공 예정인 수도권 325개 PF사업장을 밀착 관리할 방침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책임론에도 직면해 있다. 야당의 총공세 속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결국 사퇴했고, 이 위원장과 이찬진 금감원장 역시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금융위가 주도적으로 풀어야 할 현안들도 산적해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은행 주가연계증권(ELS) 제재안 등 핵심 과제들이 시장의 예상보다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정책실장 사퇴 후 컨트롤타워 공백으로 인해 주요 정책 발표가 더욱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마냥 미뤄두기보다는 금융위가 주도권을 쥐고 추진해야 할 사안은 소신 있게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4분기 중 확정 발표될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안에 금융위와 산하 기관이 포함될 경우, 내부의 동요와 반발을 다잡는 것 또한 이 위원장이 풀어야 할 난제다.
1년 전 취임 당시에도 금융감독체계 개편이라는 파도 속에서 어수선한 조직을 다잡고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그의 첫 시험대였다. 당시 이 위원장은 직원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따르는 것도 책무"라며 조직의 단합을 당부했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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