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반지까지 내놓았던 그 시절…IMF가 남긴 '빚' 30년 만에 다 갚는다
내년 IMF 공적자금 관련 남은 부채 모두 상환…예산안 반영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투입한 공적자금 관련 정부 부채가 내년 모두 상환될 전망이다.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국민들이 장롱 속 금까지 꺼내 들었던 외환위기 발생 30년 만에 마지막 후유증으로 남아 있던 공적자금 부채 청산에도 마침표를 찍게 되는 셈이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김대중 정부 시절 마련한 2002년 '공적자금 상환대책'에 따라 2027년 남은 부채 상환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1997년 위기 이후 정확히 30년 만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전날 국회에서 예산안 협의를 열고 외환위기 당시 금융회사 구조조정 과정에 생긴 공적자금 관련 부채를 모두 갚는 데 필요한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고 공식화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가적 경제 위기에 대응하고자 짊어졌던 막대한 부채를 25년간 상환 계획에 맞춰 온전히 마무리하고 빚의 굴레를 끊어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1997년 말 대한민국은 사상 초유의 외환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종합금융회사들이 무너지고 기아, 한보철강 등 대기업들의 연쇄 부도가 이어졌다. 고금리 속에서 기업과 금융권이 함께 쓰러지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이에 평범한 국민들조차 "나라를 살리자"며 전국 각지에서 돌 반지와 결혼 예물, 상장 메달까지 아낌없이 내놓은 '금 모으기 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헌신과 더불어, 정부 역시 무너진 금융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당시 정부는 정부보증채권을 발행해 1단계 공적자금 64조 원을 조성했고, 1999년 하반기 대우그룹 부도 여파로 2단계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총 97조 2000억 원(원금 기준) 규모의 공적자금 부채가 쌓였다.
정부는 이를 갚기 위해 2000년 공적자금상환기금을 설치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다. 2002년 수립한 '공적자금 상환대책'을 보면, 당시 공적자금 부채 약 97조 원을 25년 이내에 상환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기금별로는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이 82조 4000억 원, 자산관리공사(캠코)의 부실채권정리기금이 14조 8000억 원 등이다. 부실채권정리기금은 2008년 7월 가장 먼저 원리금을 다 갚았고, 예금보험공사 역시 2021년 8월 공적자금 부채를 전액 상환했다.
다만 재정에서 예보와 캠코에 출연하기 위해 별도로 49조 원 규모의 공적자금상환기금을 설치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 아직 부채 15조 712억 원이 남아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을 통해 서울보증보험에 직접 공적자금을 투입한 자금도 아직 회수를 진행 중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합병해 출범한 서울보증보험은 대기업들의 연쇄 부도로 인해 막대한 대지급금(기업이 갚지 못한 회사채 등을 대신 갚아준 금액) 발생으로 순식간에 부실에 빠졌다.
이에 정부와 예금보험공사는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보증보험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출자금과 대우그룹 등 계열사의 회사채 부도에 따른 대지급 자금 명목으로 총 10조 2500억 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예보가 서울보증보험의 주식을 대거 취득하게 되면서 대주주가 됐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잔여 지분(78.91%)을 시장에 순차적으로 매각하며 공적자금을 최종 회수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예정된 원금 상환(7조 1486억 원)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내년 중 남은 부채 8조 원가량이 모두 상환되며 공적자금상환기금은 2027년 말 공식 청산된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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