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주담대 한도 6억→3억 '반토막'…대출 한파 全은행 확산할까

KB, 생애 최초 주담대 한도도 축소…가계대출 총량 관리 부담
신한은행마저 모기지보험 가입 중단…타행 "추가 조치 검토"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구입자금 대출 최대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규제지역 외 지역도 동일하게 최대 3억원 한도가 적용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KB국민은행 상담창구의 모습. 2026.7.9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절반으로 축소하는 고강도 자율 규제에 나서면서 은행권 전반으로 대출 규제가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 규제보다 강화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한 만큼 다른 은행들도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추가 규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택구입자금대출 최대한도를 3억 원으로 제한한다. 지난해 6.27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및 규제 지역 주담대 한도는 최대 6억 원인데 국민은행이 자체적으로 한도를 추가 축소한 것이다.

은행 자체 재원으로 취급하는 생애최초 주담대 한도도 기존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별도 제한이 없던 지방도 3억 원으로 일괄 축소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집단대출(중도금·이주비·잔금), 기금대출, 보금자리론, 전세사기 피해자 대출 등은 이번 규제에서 제외했다.

국민은행은 이 밖에도 타행 상환조건부 대출과 타행에서 국민은행으로의 대환 접수를 이미 제한하고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영업점장 전결로 제공하던 주담대 우대금리 쿠폰(0.05~0.55%포인트) 제공도 종료했다.

국민은행이 선제적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선 것은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관리 부담이 한층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1.5%로 제시했고 5대 시중은행은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자체 목표를 설정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해 왔다. 하지만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최근 3개월 동안에만 8조 8215억 원이 늘어나며 총량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특히 지난해 총량 관리 목표를 초과해 페널티를 받은 국민은행의 경우 부담이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해 5대 은행에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차등 적용했다. 신한·하나·NH농협은행은 각각 0.70%, 우리은행은 0.71%를 부여받았다. 국민은행은 0.59%로 가장 낮은 목표치를 받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153조 7509억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올해 추가로 늘릴 수 있는 규모가 9092억 원에 불과해 5대 은행 중 가장 강도 높은 자율 규제를 선제적으로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에서는 국민은행의 이번 규제가 다른 은행의 대출 제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은행에서 대출받지 못한 실수요자가 다른 은행에서 대출받을 경우 해당 은행의 가계 대출 총량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시중 은행들도 총량 관리를 위한 추가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일시 중단한다. MCI·MCG는 주담대와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이다.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받을 수 있어 대출액 한도가 축소된다. 서울 지역 아파트의 경우 5500만 원, 경기도의 경우 4800만 원 정도 한도가 축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8일부터 이달 말까지 대출 모집인 채널을 통한 신규 주담대 접수도 중단했다. 이달 배정된 모집인 물량이 일주일 만에 소진된 데 따른 조치다.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대면 주담대(주기형 외) 금리감면권을 0.5%p 축소했다. 고정·변동금리 전세대출 금리감면권도 0.2%p 내렸다. 농협은행도 지난달 주담대 5년 고정형과 6개월 변동형 금리를 각각 0.2%p 인상한 데 이어 추가로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0.1%p, 주담대 우대금리를 0.2%p 축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로 쏠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른 은행의 상황을 보며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