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상록수' 막는다…'신속채무조정 확정 채권' 대부업 매각 제한
신용점수 급락·과도한 추심 차단…“채무자 재기 지원 강화”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최근 '상록수 사태'를 계기로 장기 추심과 채권 재매각 구조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 신속채무조정 대상 채권의 대부업체 매각을 제한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개인금융채권의 관리 및 개인금융채무자의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개정안을 규정 변경 예고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핵심은 신복위 신속채무조정 또는 사전채무조정이 진행 중인 채권에 대해 대부업체 등으로의 양도를 제한하는 것이다.
신속채무조정은 연체 30일 이하 단기 연체자를 대상으로 이자율을 최대 절반까지 낮춰주는 제도다. 연체 기간이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사전채무조정을 통해 약정 이자율을 최대 70%까지 낮추거나 연체이자를 감면받을 수 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단기 연체 상태에서 채무조정이 진행 중인 채권까지 대부업체에 매각되면서 채무자 불이익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채권이 대부업체로 넘어갈 경우 신용점수가 급격히 하락하거나 강도 높은 추심에 노출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금융위는 신속채무조정 채권의 경우 장기 연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채권 매각 제한이 금융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면서도 채무자 보호 효과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미국 통화감독청(OCC)의 채권 매각 가이드라인도 일부 반영됐다.
미국 OCC는 채무조정 중인 채권을 제한적으로만 매각하도록 하고, 매각 이후에도 원채권자의 관리 책임과 감독당국 보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금융위는 “채무자 보호 체계를 강화해 안정적인 신용회복과 경제적 재기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복위 신속채무조정 확정 건수는 약 5만4000건, 사전채무조정 확정 건수는 약 3만6000건이다.
이번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수차례에 걸쳐 강조해 온 포용금융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마지막 최후의 한 명, 단 1원까지도 쥐어짜내 악착같이 받는 게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졌는데 이러면 안 된다"며 상환이 불가능한 악성 채무를 끝까지 추심하는 대신 선제적으로 채무 조정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이어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선 카드대란 당시 발생한 부실채권을 23년째 보유·추심해온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에 대해 "카드대란 때 카드회사 등 금융기관들은 정부 세금으로 도움을 받았는데 국민들의 연체채권을 아직도 악착같이 추심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doyeop@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