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경매서 '선순위' 은행이 받을 돈 줄여 피해자 몫 늘린다
금융당국, 전세사기 피해주택 경매 ‘할인배당’ 추진…피해자에 더 돌려준다
전세사기 피해 구제에 은행 돈?…은행권 '배임 소지' 우려
- 정지윤 기자,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김도엽 기자 =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경매 과정에서 선순위 채권자인 은행이 받을 배당금을 일부 줄여 차순위 권리자인 임차인(전세사기 피해자)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은행권은 전세사기 피해 지원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배임 소지와 비용 부담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은행연합회와 7개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수협·광주은행)과 간담회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 주택 경·공매 과정에서 적용할 '할인배당' 방안을 논의했다.
할인배당은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경·공매로 넘어갈 경우, 주택담보대출 연체채권을 보유한 선순위 채권자인 은행이 채권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배당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줄어든 배당액만큼 남는 금액은 차순위 권리자인 임차인에게 배분된다. 임차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어려운 전세사기 피해자가 보다 많은 금액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다만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은행권이 보유한 선순위 주택담보대출 연체채권 규모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 금융당국은 은행별 내부 확인 절차를 거쳐 관련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전세사기 배드뱅크’ 설립 논의 과정에서도 선순위 채권 규모 파악에 나섰지만 대부분의 은행이 정확한 규모를 확인하지 못한 바 있다. 신용정보법상 대출 상세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임대인의 동의가 필요한데, 사안 특성상 임대인이 동의할 유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실제 할인배당 규모 역시 관련 정보 파악이 이뤄진 이후에야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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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은 국회에서 논의 중인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 개정안'의 보장 수준을 고려해 할인배당 규모를 검토할 방침이다. 현재 국회에서는 전세사기 피해 임차보증금의 3분의 1에서 절반 수준을 최소 보장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금융위는 “전세사기특별위원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돼 온 할인배당 방안에 은행권이 피해자 지원을 위해 참여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전세사기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임차인들이 일부라도 피해 금액을 회복할 수 있도록 은행권이 관련 논의를 적극 추진해 달라”고 밝혔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이 자발적으로 채권 회수액을 줄일 경우 주주 이익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배임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새출발기금 분담금(3600억 원), 교육세 인상(0.5%→1.0%), 포용금융 확대 정책 등에 이어 추가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권 관계자는 "취지는 이해되지만 배임 소지 문제가 불거질 것 같다"라며 "보증사 등 재정이 들어갈 곳에 사실상 은행 돈으로 메꾸는 것"이라고 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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