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 범죄 자금세탁 막는다…의심계좌 즉시 정지·코인 실명제

법원 결정 전에 범죄 의심 계좌 얼린다…특금법 개정 추진
100만 원↓ 가상자산 거래 관리…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대비도

2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2025.1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금융당국이 초국가범죄·가상자산 등 신종 자금세탁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고강도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신고 의무를 강화하고 마약·도박 등 중대 민생침해범죄 의심 계좌를 신속히 정지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5일 자금세탁방지(AML)·테러자금조달금지(CFT) 정책자문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AML 주요 업무 수행 계획'을 발표했다.

FIU는 초국가범죄 등 신종 범죄 수법이 지속해서 등장하고 있다며 기존 AML 체계의 한계를 보완하고 관리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중대 민생범죄·초국가범죄대응 역량 강화 △가상자산 자금세탁 방지체계 보완 △금융회사 등의 자금세탁방지 역량 제고 △글로벌 정합성 개선 등 4대 주요 과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초국가 범죄 강력 대응…범죄 의심 계좌 동결한다

금융당국은 우선 '범죄 의심 계좌 정지 제도' 도입에 나선다. 현재는 범죄수익 관련 의심 계좌라도 보이스피싱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법원 결정 없이 계좌를 동결할 수 없는데, 그 이전에 당국이 조치를 취해 추가 범행을 위한 자금 흐름을 막기 위함이다.

마약·도박·테러자금조달행위 등 특정 중대 민생침해범죄에 대해 FIU가 수사기관 요청 등에 따라 계좌 정지를 결정할 수 있는 근거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마련할 계획이다.

도입 초기에는 수사기관 요청이 있는 경우에만 계좌 정지를 적용하되 제도가 안착하면 FIU 자체 분석만으로도 금융회사에 계좌 정지를 요청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억울한 피해자를 막기 위해 신속한 해제 장치도 마련한다.

초국가 범죄에 대한 효과적 대응을 위해 현재 테러·핵확산 관련자로 제한된 금융거래등 제한 대상자 지정 대상을 국제 범죄 조직으로까지 확대하도록 '테러자금 금지법'상 근거도 도입한다.

금융위원회 깃발 (금융위원회 제공) 2021.4.14/뉴스1
가상자산 '소액 거래'도 감시망…100만원 기준 폐지

'코인 실명제'로 불리는 트래블룰 규제도 대폭 확대한다. 현재 국내 거래소간 100만 원 이상 거래에만 적용되던 트래블룰을 100만 원 미만 거래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 거래소가 개인 지갑 혹은 해외거래소와 거래할 때는 송·수신인이 동일한 경우 등 저위험 거래만 허용해 거래의 투명성도 제고한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대비해 자금세탁방지 체계 정비·구축도 추진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자에 대해서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금융회사 등'에 포함해 기본적인 AML 의무를 부과한다.

개인 지갑·해외사업자와 스테이블코인을 거래할 때는 고객 확인 의무를 부여하거나 위험 기반 접근에 따른 대응조치 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다.

FIU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려고 추진하고 있다"며 "하위 법령도 가능하면 상반기 내에 제출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