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금융지주 특별점검 마무리…'예스맨' 사외이사 권한 정조준

8대 금융지주 특별점검 마무리…'보수 외 혜택' 집중 점검
금감원, 이르면 내주 지배구조 선진화 TF 중간 발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2026.1.2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금융감독원이 이사회 안건을 형식적 승인하는 데 그치는 사외이사에 대해 칼을 빼 들었다. 보수 외 제공되는 각종 혜택으로 인해 사외이사들이 주요 안건에 '거수기' 역할하고 있다는 지적에 특별점검을 벌인 것이다.

금감원은 이르면 내주 특별점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3월 말로 예고된 '지배구조 선진화 TF'의 중간 브리핑 성격일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19일부터 시작한 8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iM·BNK·JB금융) 등에 대한 특별점검을 1주일간 진행했다.

지배구조 관련 실제 운영 현황 전반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 주로 언론 등에서 제기한 문제 및 현장검사 지적사례 등을 바탕으로 모범관행 취지를 약화하는 형식적 이행 등을 중점 점검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외이사 혜택'에 대한 집중 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사외이사는 기본 보수 외 골프 라운딩 부킹 등 뿐만 아니라 이사회 및 소위원회 참석 횟수에 따라 회의비를 별도 지급받는 등 여러 혜택이 제공되는 것으로 꾸준히 지적됐다.

금감원 또한 특별점검 실시 배경으로 △사외이사가 이사회와의 참호 구축 등으로 CEO 선임과정에서 이사회의 실질적 검증 기능이 약화해 잦은 셀프연임 발생 △이사회 및 각종 위원회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사후적으로 추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문제 △사외이사의 실질적인 견제·감시 기능 약화 등을 거론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해진 보수 외에 많은 혜택을 줘 현 경영진에게 유리한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 특별히 주어진 혜택이 무엇이 있는지를 점검한 것"이라고 전했다.

점검 결과 사외이사에 과도한 혜택으로 간주한다면, 이를 구체적으로 금융지주사 내규에 명시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각 금융지주의 내·외부 후보군 대상 서류 접수 기간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과 함께, 지주회장에게 유리한 규범을 가졌는지 등도 점검이 이뤄졌다. 특별점검 결과와 별도로 진행된 특정 금융지주에 대한 검사에서도 이런 부분이 집중적으로 점검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사실상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이르면 내주 지배구조 선진화 TF 중간발표를 할 예정이다. 다만 오는 12일이 3차 ELS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있고 곧바로 설 명절이 도래하는 점을 감안해, 설 이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는 오는 3월 말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으로, 현재 은행 지주회사 CEO 선임 시 '주주총회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과 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출석 요건만 갖추면 되지만, 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의 출석과 3분의 2 찬성해야 하는 쪽으로 개정하는 방안 등이다.

한편 오는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사외이사는 23명이다. 총 32명 중 71.9%에 달한다. 하나금융이 8명으로 가장 많고, 신한금융 7명, KB금융 5명, 우리금융 3명 등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금융지주는 2년 임기 후 매년 연임하는 구조로, 최장 6년(KB는 5년)까지 임기를 이어갈 수 있다.

금융당국은 매년 큰 폭의 사외이사 교체를 바라왔다. 다만 각 금융지주가 가진 사외이사 후보군이 겹치는 경우가 많고, '겸직 금지' 조항 등 구인난 속 매년 소폭 교체 수준에 그쳤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