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부자 잡아라"…은행권 자산가·시니어 유치 경쟁 본격화
PB센터 신설하고 조직 쪼개고…은행권 WM 사업 확대 계속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약 50만 명에 달하는 고액 자산가를 잡기 위한 은행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수수료 기반 수익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실버타운 '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 카운티' 내에 'KB골든라이프 자문센터 종로 평창'을 열었다.
해당 센터는 세무 전문가가 상주하며 상속·증여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금·신탁·법률·부동산·가업승계 등 분야에서도 예약 상담을 진행한다. 자산관리(WM) 전문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종합 자산 관리 상담이나 자산관리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외국계 은행도 PB시장 공략에 나섰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 대규모 PB센터를 새로 개설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이 한국에서 PB센터를 개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고액 자산가가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압구정 센터를 시작으로 서울과 수도권, 부산까지 순차적으로 PB 센터 개설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센터에는 고급 라운지와 리셉션 데스크, 대여금고와 함께 11개의 고객 상담 전용 공간이 배치됐다. 센터장을 포함해 최소 10년 이상의 자산관리 경험을 보유한 22명의 전담 직원(RM)과 4명의 투자·외환·보험 전문가 그룹이 상주한다.
은행권이 시니어·PB 센터 사업을 계속 확장하는 배경에는 빠르게 늘고 있는 '부자' 인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KB금융그룹이 발표한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인구는 지난 2020년 35만4000명에서 2025년 47만6000명으로 5년 사이 10만 명 이상 증가했다.
금융자산 규모 1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부자는 5년 사이 연평균 5.9%, 100억원 이상 300억 원 미만 부자는 5.8%가 늘었다. 특히 금융자산 300억 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는 연평균 12.9%가 늘며 높은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이자수익 위주였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수익원 다각화를 도모하는 은행권의 기조 속에서 비이자수익의 중요성 또한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27일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WM사업부를 WM사업부와 투자상품부로 분리하기도 했다.
농협은행은 고객 중심 서비스 강화를 위해 기존 WM사업부를 WM사업부와 투자상품부로 분리해 고액자산관리 전략을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고액자산가와 시니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은행들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WM 사업 확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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