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때처럼 충격은 없다"…더 센 규제에도 은행 대출 창구 '한산'

규제 발표 당일 "오늘 계약서 쓰면 대출 6억 나와요?" 문의
서울 전역 토허제는 20일부터…갭투자 '막차' 수요 남아

부동산 대출규제 강화 첫날인 16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서 시민들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2025.10.1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규제 발표 당일(15일)에는 오늘 계약서 쓰면 주택담보대출 6억 원 한도에 지장이 없는지 확인하는 문의와 상담이 잇따랐는데, 오늘은 조용합니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고가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2억 원까지 줄어들었지만, 은행권은 6·27 대책 발표 직후와 달리 큰 동요 없이 차분한 모습이다.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오는 20일부터 적용돼 막판 '갭투자' (전세 끼고 매매) 수요가 남아있지만, 급박하게 은행 대출 수요로까지 몰리지는 않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라 이날부터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과천, 광명, 성남 분당·수정·중원, 수원 영통·장안·팔달, 안양 동안, 용인 수지, 의왕, 하남)이 규제 지역으로 묶여 담보인정비율(LTV)이 70%에서 40%로 확 줄었다.

주택 가액에 따라 15억 원 이상의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을 4억 원, 25억 원 이상은 2억 원밖에 받을 수 없다.

강남·용산 "정책 발표 이전과 큰 차이 없다"…은행 대출 창구 혼선 없어

고가 주택은 아예 '대출을 끼고 집을 사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나온 셈인데, 대출 의존도가 높지 않은 강남권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다는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규제 지역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는 이번 정책 발표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는 반응이 많다"며 "추가 대출 문의나 실행 수요로 이어지는 움직임도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새롭게 규제 지역으로 묶인 서울 나머지 지역들에서는 대출 한도 등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크게 혼선이 빚어질 정도는 아니다.

서울 강동의 A 은행지점에서는 "규제 발표 직후 오후에 '오늘까지 계약서를 쓰면 6억 원 한도에 지장이 없나'로 확인하는 문의와 상담이 이어졌는데, 16일에는 전반적으로 문의가 많지는 않은 편이다"고 말했다.

마포 B지점에서도 "많은 고객이 기존 규제 기조를 잘 알고 있어 특별한 혼란은 없다"며 "전세자금대출 관련 문의도 주로 신규 DSR 적용 시점을 묻는 수준 정도다"고 전했다.

여의도 C지점에서는 "상담 고객 중 '내년 아이 교육 때문에 이사 계획을 고민했는데 이사 가기 어려워졌다'고 걱정하는 분이 계셨다"면서도 "가계대출 관련 고객 상담 및 문의가 6·27 대책 당시와 비교해 특이점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실거주 의무' 20일부터…막판 갭투자 수요는 남아 있어

해당 지역은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지만, 20일부터 발효돼 부동산 시장에선 막판 '갭투자' 수요는 남아있다. 서울 동남권의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묶이는 것까지는 예상을 못 했는데, 20일부터 적용이라 그 전에 갭투자하려는 수요가 아직 있다"며 "오늘도 한 건 계약 예정이다"고 귀띔했다.

다만 '갭투자' 막차 수요가 당장 은행권 혼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우선 매매 계약을 체결해 급한 불을 끄고, 잔금 납부일까지는 통상 3개월가량 여유가 있는 만큼 대출 상담이 급박하게 몰리진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토허제는 발효까지 대책 발표 후 닷새간 여유가 있어 '갭투자'를 서둘러 매듭짓는 투자자가 계속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잔금일까지 통상 3개월정도 여유가 있다보니 중개업소에 계약이 몰린다고 곧장 대출 상담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