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검사' 가니 '李 변호사' 왔다…금감원장, 이번에도 '깜짝실세' 등판
李 재판서 '변호인' 맡은 사법시험 동기…국정기획위서 분과장 활동
금감원 내부 직원들 "어안이 벙벙, 또 실세 왔다"…긴장 분위기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이재명 정부 초대 금융감독원장에 이찬진 변호사가 전격 발탁되면서 금융당국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새 금융위원장으로 지명된 이억원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이 예상 가능한 '관료 출신' 인사인 데 비해, 이 변호사는 금감원 역사상 전례 없는 '변호사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복현 전 원장에 이어 2연속 법조인 출신 원장을 맞게 된 금감원 내부에서는 "어떤 분인지 몰라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 변호사는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대북송금 등 관련 재판에서 변호를 맡은 이력이 알려지면서 "깜짝 실세가 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신임 금감원장으로 이찬진 변호사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1964년생인 이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재명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 동기로 노동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재판 등에서 변호인을 맡은 이력도 있다.
또 이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과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지냈으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한 경력이 있다. 특히 이번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장을 맡기도 했다.
금융위는 "벤처 창업·상장기업 등 다수 기업에 자본시장 회계 관련 법률 자문과 소송을 수행하는 등 직무 수행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금융회사의 신뢰 회복,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 금융감독원의 당면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장 발표 직후 금감원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찬진 변호사 검색' 열풍이 일었다. 그간 금감원장 후보자 이름으로 거론된 바 없는 그야말로 '깜짝 발탁'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어안이 벙벙하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며 "금감원은 원래 예측하기 어려운 인사가 오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처럼 후보자 이름이 전혀 언급된 적 없는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너무 당황스러운 상황이다"며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건 알지만, 금융 경력이 없어 금감원과 맞는 인물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특히 이복현 전 원장에 이어 또 한 번 '정권 실세'가 금감원장 자리에 앉은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윤석열 사단' 막내로서 검사 출신 첫 금감원장을 맡은 이 전 원장은 과감한 업무 스타일로 3년 임기 내내 숱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당시 업무 강도가 높아지면서 내부 직원 및 금융권의 불만이 고조되는 등 '역풍'도 적지 않았다. 이번에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변호사가 내정되면서 새 정부가 금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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