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른다" 전망에 내년 가계대출 관리 목표 달성도 '먹구름'

금융당국, 집값 안정 기대·DSR 조기시행으로 가계대출 관리 자신감
연구기관 잇따라 집값 상승 전망…DSR서 빠진 전세대출 여전히 변수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정부의 예상과 달리 내년에도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 달성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소득 기준 대출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3단계가 조기 시행되고 집값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4~5%대로 올해(5~6%대)보다 낮출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집값 상승 불씨가 여전한 데다 DSR 규제에서 제외된 전세대출이 여전히 대출시장의 변수로 남아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간 연구기관인 주택산업연구원은 '2022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주택 매매가격은 2.5%, 전세가격은 3.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산연은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누적된 공급부족 등을 꼽았다. 정부가 주택 공급대책을 내놓았으나 실제 공급까진 최소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2023년 말에야 수급 불균형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셋값도 임대차3법으로 인한 물량감소, 매맷값 급등 등의 영향으로 내년에도 계속 오를 것이라 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역시 내년 전국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각각 5%, 4%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우리금융경영연구원도 각각 2%, 3.7%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도 수도권 5.1%, 지방 3.5% 등 상승 전망을 내놨다.

이는 정부의 주장과 반대되는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일부 서울 아파트값은 하락 직전 수준까지 왔다"며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10월 주택시장이 안정화 초기 국면에 진입했다고 했다.

금융위원회도 집값이 안정될 것이란 예상에 기반해 2022년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4~5%대로 올해(5~6%대)보다 낮춰 관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이 내년 취급할 수 있는 가계대출 규모는 87조원으로 올해 110조원대보다 20조원 이상 줄어들게 된다.

금융당국은 대출한도가 줄어들더라도 내년부터 DSR 2·3단계가 조기 시행되는 등 체계적인 대출관리 시스템이 본격 작동되는 데다 주택 거래량도 크게 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와 같이 가계대출 총량한도가 초과돼 대출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1월 DSR 2단계가 시행되면 총대출액이 2억원을 넘는 차주는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2금융권은 50%)를 넘으면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내년 7월에는 총대출액 1억원 이상(3단계)으로 규제 대상이 확대된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만581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했다.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대출규제까지 겹치면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내년에도 집값, 전셋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들이 힘을 얻고 있는 만큼, 가계대출 관리가 기대만큼 순탄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온다.

특히 DSR이 조기 시행되더라도 이 규제에서 빠진 전세대출이 여전히 대출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내년 7월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도래하면 계약갱신청구권 만료로 신규 전세 계약이 쏟아지게 된다. 새로운 갱신 물량은 전월세상한제(임대료 인상 폭 5% 제한)를 적용받지 않아 전셋값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전세대출 수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에도 가계부채 관리의 성패를 가르는 최대 관건은 집값 향방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예상과 다른 상승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다양한 변수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올해와 같이 대출이 막히는 어려움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hk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