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CEO, 금융위원장 만나 "차이니즈월·주52시간 완화" 요청

은성수 위원장 "차이니즈월 국회 조속한 통과위해 노력할 것"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0.2.10/뉴스1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들이 주 52시간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금융당국에 건의했다. 특히 차이니즈월 등 과도한 규제로 인해 한국시장이 투자매력이 떨어졌다며 규제 체계의 안정성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위원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오찬 간담회'에서 이 같은 건의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금융중심지지원센터장), 외국계 금융사 CEO 17명 등이 참석했다.

외국계 금융사 CEO들은 "한국 금융시장의 투자매력도가 과거나 기타 신흥국에 비해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계열사 간 정보공유와 내부통제 관련 규제를 완화해 원활한 영업 활동을 지원해달라고 건의했다. 통상 '차이니즈월'로 불리는 규제도 완화해달라고 밝혔다. 차이니즈월은 중국의 만리장성을 의미하는 단어지만, 최근엔 기업 내 정보 교류를 차단하는 장치나 제도를 뜻한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선진국과 같이 차이니즈월 규제를 사후감독 중심으로 전환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로 조속한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CEO들은 법이나 규정에 대한 금융당국의 해석이나 의견이 수차례 바뀌는 등 규제 체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은 "신규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명확하게 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법적안정성 및 예측가능성 제고를 위해 당국의 법령해석, 비조치의견서 등에 대한 회신을 명확히, 조속히 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주 52시간제에 대한 요청도 있었다. CEO들은 "외국계 금융사 직원이 해외지점과의 업무협조 등으로 근무시간 외 업무가 불가피한 경우엔 주 52시간 적용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건의했다. 이들은 주 52시간제로 인해 금융회사의 다른 해외지점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은 위원장은 "예외조항이 많은 경우 법적 안정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어 신중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제도 정착 상황 등을 보아가며 (소관 부처인) 고용노동부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CEO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비상사태로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들은 금융당국이 영업활동의 예외 상황을 인정해주고, 관련 행동요령을 안내하는 가이드라인을 배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은 위원장은 "예외적인 경우 재택근무를 위한 조치 등 유사 사태 발생 시 행동요령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0.2.1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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