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치매보험, 과한 중복가입 막는다…'가입한도' 신설

메리츠보험 25일부터 진단비 상한선 3000만원 적용
각사 상한선 논의 중…금감원 치매보험 '경고'에 따른 후속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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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앞으로 경증치매를 보장하는 치매보험의 무분별한 중복 가입이 불가능해진다. 보험사별로 경증치매 진단비 업계 누적 가입 한도액이 신설되기 때문이다.

이는 보험 가입자가 경증치매 진단을 통해 여러 보험사로부터 과도한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으면 보험 사기 등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우려에 따른 보험업계의 후속 조치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각 보험사는 경증치매 진단비에 대한 업계 누적 가입 한도액을 정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경증치매 진단비 업계 누적 가입 한도액을 3000만원으로 정하고 25일부터 적용 중이다.

이에 따라 다른 보험사에서 가입한 경증치매 진단비가 3000만원인 고객은 메리츠화재 치매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지금까지 가입한 보험의 경증치매 진단비 총액이 2000만원인 고객의 경우는 메리츠화재 치매보험을 통해 1000만원까지만 더 보장받을 수 있다.

보험사들은 오는 4월부터 치매보험 가입자 인수 심사를 할 때 한국신용정보원을 통해 기존 보험가입 내역을 확인해 가입 한도액을 넘는지 파악하는 과정을 추가로 거칠 계획이다. 구체적인 한도액은 보험사별로 내부 검토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별로 치매보험의 위험을 얼마나 감수하며 신규 고객을 유치할 것이냐에 따라 설정 한도액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의 한도액 신설은 금융감독원의 '경고'에 대한 후속조치다. 금감원은 보험사가 경증치매 진단금을 2000만원까지 주는 등 치매보험 과열경쟁을 벌이자 '치매보험 상품 운영 시 유의사항 안내' 공문을 최근 각사에 보냈다.

공문에서 금감원은 다른 보험사 가입 현황을 보험 가입 한도에 포함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경증치매의 보장 급부가 지나치게 높게 설계됐고, 이에 따라 중복 가입을 이용한 보험사기 위험이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현재 암보험, 입원비일당 등의 경우 가입내역 조회시스템으로 다른 보험사 가입 여부를 파악하고, 보험금 한도를 넘으면 가입을 거부하는 등 중복 계약과 보험사기를 예방하고 있다.

최근 금감원은 치매보험 관련 적절한 통계를 활용해 보험요율을 정했는지, 약관에 모호성은 없는지, 보험금 지급 과정에 분쟁 발생 소지는 없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상반기 감리 대상에 치매보험을 포함하기도 했다.

2018년 말부터 쏟아진 치매보험은 경증·중등도 치매에도 진단금을 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보험사는 0~5점으로 구분되는 치매임상평가척도(CDR)로 환자의 치매 수준을 판단하는데, 1점 경증치매(반복적 건망증), 2점 중등도치매(기억 장애), 3점 이상 중증치매(신체조절 장애) 등으로 분류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경증치매 진단비 업계 누적 가입 한도액 신설을 권고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도입을 촉구한 것"이라며 "업계에서도 그 필요성을 받아들여 한도액 신설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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