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자할부가 죄?" 투명치과 불똥에 냉가슴 카드사들
12개월 할부 준 국민카드 "3년간 문제없었다" 난감
"채무불이행 판정 때까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 박주평 기자 = '투명치과 사태'에 따른 할부 항변권으로 신용카드사들에 불똥이 튀었다. 무이자 할부 판촉을 했던 카드사들은 민원이 급증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투명치과'의 치료 중단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카드사를 상대로 한 민원 제기가 급증했다. 여신금융협회가 공시한 민원 건수를 보면 신용카드 제도·정책 관련 민원이 559건으로 1분기(373건)보다 50% 늘었다.
할부로 결제한 치료비의 항변권에 대한 피해자들의 문의가 많이 증가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항변권은 가맹점이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때 남은 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권리다.
서울 강남구 소재의 투명치과는 투명한 보철기구를 이용한 교정 시술로 인기를 끌었으나, 지난 5월 진료를 일방적으로 중단해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 그러면서 이 투명치과 가맹점의 무이자 할부를 허용한 카드사들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결제금액을 최대 12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한 KB국민카드의 충격이 제일 크다. KB국민카드의 제도 관련 민원건수는 전 분기보다 2.4배가량 늘었는데, 투명치과 사태와 관련한 민원으로 보고 있다. 3~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 다른 카드사들보다 잔여 할부 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국민카드는 "투명치과 사태는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며 난감해한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예전에는 (할부 판촉을) 업종별로 많이 했지만, 요즘엔 결제금액이 큰 가전제품·의료 분야 가맹점에서 판촉 효과를 더 기대할 수 있어 개별 가맹점과도 계약한다"며 "투명치과는 지난 3년간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항변권 행사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1년 치를 할부 결제한 헬스장이 갑자기 폐업해 항변권을 행사하는 사례는 많았다"고 전했다.
문제는 투명치과가 계속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항변권을 행사하려면 폐업 등 가맹점의 채무불이행을 증명해야 하는데, 투명치과는 별관을 차려 계속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법규상으로는 피해자들은 집단분쟁조정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할부 잔금을 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오는 14일까지 참가자를 받은 후 집단분쟁조정을 통해 투명치과의 채무불이행 여부와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투명치과 관련 카드사들은 피해자들의 민원과 법규상의 문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항변권 행사에 좋지 않은 선례를 만들 수도 있어서 객관적인 판단이 나오기에 전엔 할부금을 안 받을 수도 없다"면서 "손님을 끌어모으고 갑자기 영업을 중단하는 가맹점을 제재할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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