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1년]①메기 효과…앱 바꾸고 가격 낮췄다

케뱅·카뱅 흥행몰이…은행권 '디지털·간소화' 러시
인터넷은행 설계 장본인 영입·별도팀 만들어 변화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25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의 파급력은 폭발적이었다. 어려웠던 금융 서비스가 쉬워지고, 비쌌던 각종 수수료도 저렴해졌다. 두고 보자던 기존 은행은 곧 모바일 앱과 각종 서비스를 뜯어고쳤다. 첫 돌을 맞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그간 행보는 확실한 '메기 효과'였다.

가장 큰 변화는 간편해진 모바일 앱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홍보에 나섰다. 공인인증서도 대폭 생략했다. 은행별로 여러 앱을 깔고 공인인증서를 매번 갱신하며 불편해했던 국민은 열광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통합 모바일 플랫폼인 '신한 쏠(SOL)'을 출시했다. 기존 'S뱅크'와 '써니뱅크' 등을 하나로 합쳤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리브' 앱을 전면 개편하고 간편 송금 서비스 등을 더했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중 고객 상담, 환율, 가계부 기능 등을 통합한 앱을 선보일 계획이다.

오프라인 지점 운영 비용 등이 들지 않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비대면의 장점을 활용해 금리 혜택을 높이고 수수료를 낮췄다. 카카오뱅크는 해외 송금 수수료를 기존 은행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고, 기존 은행은 각종 프로모션으로 수수료 절감에 나섰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출범 당시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금리는 기존 은행보다 1%포인트 전후 수준으로 낮았다. 케이뱅크의 '직장인K신용대출'의 최저금리는 출범 당시 연 2.73%로 4%대가 넘었던 은행권 평균 금리보다 저렴했다. 싼 중금리대출 금리는 2금융을 주로 이용하던 고객에게 희소식이었다.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출시 직후 금리는 업계 최저 수준인 연 2.86%였고, 급여 이체 등 금리 우대 조건도 과감히 없앴다. 케이뱅크 출범 전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각각 3.74%, 4.82%였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2월 마통 금리는 4.77%, 3.62%로 낮아졌다.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에 주도권을 빼앗긴 금융권은 디지털 조직을 확장하고 외부 인재를 과감히 수혈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취임 후 첫 조직개편에서 '글로벌디지털추진팀'을 신설했다. 신한금융지주가 영입한 조영서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설계한 주인공이다.

채용 트렌드도 디지털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IT 부문 행원을 별도로 뽑기 시작했다. 주요 은행장의 올해 신년사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꼽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다양한 시도가 고착화한 금융 서비스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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