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업자 죄는 RTI 온다…10억 상가 대출 7억→5억4천 '뚝'

이자보다 임대소득 많아야 대출…비주택 1.5배 이상
유효담보가액 초과금액 일부 분할상환 의무화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내년 3월부터 부동산 임대사업자 대출 심사에 '임대업 이자 상환비율(RTI·Rent To Interest)'라는 새로운 기준을 도입한다. RTI는 연간 임대소득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들어오는 임대 소득이 나가는 이자 비용보다 많아야 돈을 빌려준다. 정부가 그간 주택 중심으로 대출 규제를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했던 부동산 시장의 돈줄을 죄기 위해 꺼낸 카드다.

◇임대업 이자상환비율, 비주택 1.5배·주택 1.25배 이상 적용

금융위원회는 26일 "RTI 기준은 주택는 1.25배, 상가 등 비주택은 1.5배 이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RTI 산정 때 임대소득은 임대차 계약서·공신력 있는 시세 자료·감정 평가서·주변 시세 등을 근거로 산출한다. 임대보증금은 정기예금 금리를 적용해 임대소득으로 합친다. 해당 건물에 기존 대출이 있으면 이자 비용을 합산하고, 금리 상승에 대비해 스트레스 금리를 최저 1%포인트(p)를 가산하기로 했다.

부동산 담보대출 중 유효담보가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처음부터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는 '일부 분할상환' 제도를 의무화했다. 담보인정비율을 적용한 대출금액에서 임차보증금 등 선순위 채권액을 뺀 부분을 분할 상환하라는 것이다. 유효담보가액 기준과 분할상환 주기는 은행이 돈을 빌리는 임대업자와 협의해서 자율적으로 정한다.

RTI 적용을 의무화하지는 않는다. 기준에 미달해도 심사 의견을 따로 기록하면 금융회사가 사전에 설정한 한도 안에서 기준보다 초과하는 대출을 할 수 있다. 1억원 이하 소액 대출, 상속 등 불가피한 채무 인수, 중도금 대출에는 RTI 심사를 적용하지 않는다. 이번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나간 중도금 대출을 잔금 대출로 전환할 때는 RTI를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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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상가 사려는데 대출 한도 7억→5억4000만원 줄어

현재 상가 등 비주택에는 담보인정비율(LTV)과 부채상환비율(DTI) 등 가계대출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보통 부동산 매매가나 분양가의 50~70%를 담보로 인정한다. 10억원짜리 상가를 살 때 최대 7억까지 대출이 가능한 셈이다.

그러나 RTI를 도입하면 부동산 임대업자의 대출 한도는 지금 보다 줄어든다. 예를 들어 10억원짜리 상가를 사려는 사람이 3.6%짜리 변동금리 대출로는 최대 5억4000만원까지만 빌릴 수 있다. 4.1%짜리 고정금리 대출로도 최대 6억1000만원까지만 가능하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520조원이 넘는 자영업자 대출 중 부동산 임대업자(투자형) 대출이 140조원(19만명)에 이른다. 베이비붐 세대가 노후 대비를 위해 은퇴 후 상가, 오피스텔 등 임대 수익으로 눈을 돌리면서 대출이 증가세라는 지적이 컸다. RTI로 대출 한도를 줄여 자영업자 대출을 둔화시키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RTI로 어느 정도 기대 효과는 거두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자발적으로 임대업자 등록을 하면 인센티브를 준다는 유인 정책을 펴고 있다. 실제 임대를 놓은 사람 중 사업자 등록을 한 비율은 20% 미만이다. 대다수 임대사업자가 정식 등록을 하면 RTI를 적용받는데 굳이 등록하겠느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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