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알리안츠, '기업 평판보험' 들고 한국 손해보험 재상륙

손보 계열사 AGCS 韓 지점 문 열어…기업 보험 특화
기업 평판·리콜·배상책임·사이버 사고 등 공략

독일 알리안츠그룹 계열 알리안츠 글로벌 코퍼레이트 앤 스페셜티(AGCS)의 칼스텐 쉐펠 경영 이사회 임원이 2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한국 진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AGCS) ⓒ News1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독일 금융·보험 그룹인 알리안츠가 '기업 평판 보험'을 들고 우리나라에 돌아왔다. 알리안츠그룹의 기업 손해보험 계열사 알리안츠 글로벌 코퍼레이트 앤 스페셜티(Allianz Global Corporate&Specialty·이하 AGCS)가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한국지점 본인가를 받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 외국계 손해보험사가 우리 금융당국의 본인가를 획득한 것은 10여년 만이다.

AGCS는 2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손해보험시장에서 비중이 10% 정도에 불과한 기업보험을 '블루오션'으로 개척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전통적으로 제조업은 물론 최신 반도체·IT 기술이 강한 한국 기업들의 수요에 맞는 특화 보험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AGCS는 한국 기업보험 시장의 가치는 50억유로(6조4969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시장 규모는 서구보다 작지만 가치와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한국 시장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한국 지점 CEO 노창태 사장은 "한국 손해보험 시장은 자동차보험 등 개인 보험에 치우쳐 있으나 산업 구조상 기업보험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야심작은 현재 국내에는 없는 기업 평판 보험이다. 기업 평판과 관련한 위험 요인을 보장한다. 보장 범위는 기업 고객이 대비하길 원하는 리스크에 맞춰 설계한다. 예를 들어 최근 논란인 기업 오너 '갑질' 등 각종 추문, 제품 결함 사고 등으로 그 기업의 평판이 곤두박질치면 피해를 보상하고 평판 회복을 위한 각종 컨설팅도 제공하는 식이다.

알리안츠 글로벌 코퍼레이트 앤 스페셜티 한국 지점 CEO 노창태 사장 (사진제공 AGCS) ⓒ News1

해킹·랜섬웨어 등 급증하는 사이버 사고 보험,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보험, 제품 리콜 보험, 임원 배상책임 보험, 환경배상책임 보험, 항공·해상 보험, 대체 에너지 보험 등도 AGCS의 주력 분야다. 칼스턴 쉐펠 경영이사회 임원은 "100년이 넘는 전통과 글로벌 네트워크, 탄탄한 신용·재무구조를 모두 갖춘 회사는 많지 않다"며 "대형 프로젝트로 외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과 한국에 진출하는 외국 기업 모두에게 만족할 만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안츠그룹은 2000년대 초반 알리안츠 해상화재로 우리나라 손해보험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1년 만에 철수했었다. AGCS는 알리안츠그룹이 2006년에 설립한 회사다. 한국 손해보험 시장에서 한번 실패했다가 재도전하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오자 마크 미첼 아시아지역 CEO는 "당시 철수한 회사와 우리는 완전히 다른 회사"라며 "우리는 11년간 진출한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싱가포르·홍콩 등에서 한국 기업 고객에게 계속 서비스를 제공해온 만큼 맞춤형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화재나 현대해상 등 한국 대기업 계열 손해보험사와 어떤 구도를 형성할지도 관심거리다. 쉐펠 임원은 미국 등 해외에 생산시설을 짓는 삼성을 언급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해외 프로젝트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보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주요 보험사와 경쟁 관계보다는 재보험(보험사가 드는 보험)이나 전문 기술을 제공하는 협력 관계로 가겠다는 것이다.

한편 알리안츠그룹은 생명보험 계열사인 알리안츠생명을 지난해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매각했다. 알리안츠생명은 조만간 사명을 ABL생명으로 바꾼다.

eriw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