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절실한 한국SC, '제일은행' 이름 다시 쓴다

최근 2년 연속 순손실, 한국 안착 고육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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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전보규 기자 = 한국SC은행이 옛 이름인 제일은행이란 명칭을 다시 쓰기로 했다. 실적 부진이 거듭되는 상황에서 제일은행이란 익숙한 이름이 인지도를 높여 실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절실함에서 나온 결정이다.

6일 한국SC은행은 브랜드명을 SC제일은행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명칭 변경은 한국법인이 본사에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제일은행은 영업점 간판과 홍보물, 온라인 콘텐츠 등은 차례로 바꿔나갈 예정이다. 은행의 등기 명칭은 기존과 같게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을 유지한다.

한국SC은행은 2005년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이 옛 제일은행을 인수하면서 이름을 'SC제일은행'으로 바꿨다. 이후 2012년 2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줄임말인 한국SC은행이란 이름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또는 SC은행이란 명칭이 고객들에게 어렵고 인지도도 낮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제일은행 측도 '제일'이란 명칭을 다시 쓰기로 한 것은 과거 제일은행 시절부터 거래해 온 전통 고객들은 물론 최근 거래를 시작한 고객들과 일반인들도 '제일은행'이란 명칭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와 친밀도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내부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옛 이름의 재사용을 통한 인지도 제고 뒷면에는 실적 회복의 절실함이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제일은행의 순이익은 2009년 4326억원에서 계속 뒷걸음질 치면서 2014년 64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특별퇴직 비용 등이 반영되면서 2858억원을 순손실을 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805억원의 이익을 달성했지만 다른 은행과 비교해 상당히 적다.

시중은행 중 순이익 규모가 가장 적은 편인 씨티은행과 비교해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지난해 12월 나이스신용평가는 제일은행(당시 한국SC은행)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렸다. 국내 은행권에서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올해 초에는 한국기업평가도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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