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중에서는 최고"…멕시코 채권에 돈 몰린다
1월 멕시코 국채에 850억불 외자유입…"사상최대"
"중국둔화, 미 긴축, 원자재 침체 3각 파도에 내성"
- 황윤정 기자
(서울=뉴스1) 황윤정 기자 = 채권 투자자들이 멕시코에 주목하고 있다. 멕시코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몇 안 되는 신흥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미국과의 긴밀한 경제 관계를 통해 신흥국 중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로 부상했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국제금융협회(IIF)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데 따르면, 지난 1월중 멕시코 국채시장에 850억달러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됐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11월 기록을 넘어섰다.
WSJ는 “다른 신흥국들이 대규모 자금 이탈에 시름하는 동안 멕시코에는 지난 몇 해간 꾸준히 투자금이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펀드시장 조사업체인 EPFR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신흥국의 채권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20% 유출됐다. 그러나 멕시코에는 오히려 자금이 1% 추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국채시장은 신흥국 중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곳이다. 지난해 3분기 맥시코 채권 거래량은 전년대비 10% 증가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신흥국 전체 채권 거래량은 같은 기간 22% 감소했다.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 성장 둔화, 미국 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추락 등 급격한 대외 환경 변화 속에서도 멕시코 경제는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노무라의 쇼반 모던은 멕시코를 "최악 중에서는 최고"이라며 "상대적인 안전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다른 신흥국들의 경우에는 정치적, 경제적 불안이 심화되며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됐다. 하지만 멕시코의 신용등급 전망에 대해서는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모두 '안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인 누버거버먼은 “신용등급, 개혁, 기업 안정성 등을 감안했을 때 멕시코는 가장 위험이 적은 국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되는 강점은 미국과의 긴밀한 교역관계에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에 의해 멕시코 수출의 80%가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과의 긴밀한 교역관계로 인해 멕시코는 브라질이나 칠레 등과는 달리 중국 경기 변동에 덜 취약할 수 있었다.
많은 채권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는 한 멕시코는 신흥국 중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될 것으로 전망한다. 에버딘자산운용의 앤드류 스태너는 “미국 경제 성장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는 멕시코”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신흥국을 위협하는 글로벌 경기 변동이 멕시코만 비껴갈 수는 없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다른 신흥국과 마찬가지로 멕시코 페소화도 가치 절하 압력을 받고 있다. 올해 연초이후 달러화대비 페소화 가치는 5% 하락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이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3.25%로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통화 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인 아구스틴 카르스텐스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 맞춰 페소화와 금융자산 가치 방어를 위해 금리를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산운용사인 루미스세일즈앤코의 엘리자베스 콜러란은 “멕시코 국채의 3분의 1이 원유와 관련되어 있다”며 “통화가치의 불안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y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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