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0곳 중 6곳 등록금 카드결제 '사절'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다음 달 2학기 개강을 앞둔 가운데 국내 대학교의 60% 이상이 등록금의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에 내야 하는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기 위해서다.

신용카드로 지불할 경우에는 할부 등을 이용해 등록금을 나눠 낼 수도 있다. 이에 높은 등록금을 목돈으로 마련하기 힘든 학생·학부모들이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NH농협·우리·하나·롯데카드 중 1개 이상의 카드로 2015년 2학기 등록금을 낼 수 있는 대학은 총 162곳이다.

이는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의 공시 대상인 전국의 대학 425곳 중 38.1%에 해당한다. 국내 대학 10곳 중 4곳만 카드로 등록금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카드사별로 보면 농협카드가 72개 대학의 등록금을 결제할 수 있다. 이어 삼성(58개)과 신한(47개), 현대(39개), 국민(36개), 우리(17개), 롯데(15개), 하나(6개)카드의 순서로 카드 결제가 가능한 대학이 많았다.

10개 대학 중 4곳은 가능하지만, 실제 카드로 등록금을 지불하는 건 훨씬 어렵다. 시중에서 주로 쓰는 8개사의 카드를 모두 받는 대학은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드 수납이 가능한 대학의 대부분은 불과 1~2개 카드사의 카드만 수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개사의 카드만 받는 대학은 카드 수납이 가능한 162개 대학 중 86곳으로 53.1%에 해당했다. 2개사의 카드를 받는 곳은 39개로 전체의 24.1%였다. 카드를 받더라도 77.2%의 대학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서울에 있는 주요 대학 중에서는 국공립대인 서울대가 3개사의 카드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려대와 한양대는 카드사와 가맹 계약을 맺지 않아 카드 납부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처럼 대학들이 카드 수납을 거부하는 이유는 '수수료' 부담 때문이다. 대학은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받으면 2% 내외의 가맹점 수수료를 카드사에 지불해야 한다. 반면 현금 등으로 받으면 그런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카드를 받지 않는다 해서 대학 입학·등록을 하지 않고 다른 대학으로 이동하는 학생은 현실적으로 없다. 학교 입장에선 학생이 어떻게든 등록을 하기에 굳이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체결해야 할 이유가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학생들이 등록금을 현금으로라도 적극 지불할 용의가 있는 서울 주요 대학일수록 카드를 안 받는 경향이 있다"며 "같은 이유로 지방 소재 대학은 학생 유치에 적극적이기에 상대적으로 카드 수납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등록금은 카드 수수료를 낮게 적용해 대학들로 하여금 카드 수납 비중을 높이자는 주장도 나온다. 공공성을 가진 대학 등록금에 대해 카드사가 조금 손해를 보고 수수료를 대폭 깎아주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상 불법이다. 여전법에 따르면 카드사는 가맹점으로부터 카드 수수료 원가(적격비용) 이상의 수수료를 받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등록금에 대해서는 이를 예외로 인정해달라는 요구도 나온다. 이 경우 카드사가 수수료를 적격비용 이하로 받더라도 여전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지난 6월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대학 등록금에 가맹점 수수료를 면제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반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등록금에 대해 적격비용 예외로 인정하는 건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관련 논의도 진행되고 있는 건 없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대학 등록금을 예외로 인정할 경우 공공성이 있는 타 업종과의 형평성이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현재로선 카드 수납이 가능한 대학에 정부가 재정지원·대학평가와 관련해 인센티브 등을 주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수수료가 낮은 체크카드 등으로 결제수단을 넓히고, 수수료 인상 요인인 결제대행업체(밴사)의 수수료를 줄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등록금 카드 납부를 강제하면 대학은 이를 등록금에 전가시켜 학생들이 수수료 부담을 떠안을 수도 있기에 신중해야 한다"며 "인센티브 등 자율적인 수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2015년 2학기 등록금을 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대학(가나다 순, 8월7일 기준).

▷NH농협카드(72개)

가야대, 가톨릭상지대, 강원대, 개신대학원대, 거제대, 거창국제학교, 경북대, 경북전문대, 경산1대, 경상대, 경인교육대, 경일대, 공주대, 광주교육대, 광주대, 광주보건대, 국제영어대학원대, 군장대, 금오공과대, 남서울대사교원, 대구평생교육원, 대한신학대학원대, 대한예수교장로회서울신학교, 동국대(경주), 동방문화대학원대, 동신대, 명지대(자연사회교육원), 문경대, 베뢰아국제대학원대, 부산경상대, 부산교육대, 부산대, 서영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교육대, 서울기독대, 서울대, 서울여자간호대학, 선문대, 성공회대, 세종대, 세한대, 송원대, 순천대, 신구대, 안동과학대, 안동대, 우석대, 우송대, 우송정보대, 장로회신학대, 전북대, 제주국제대, 제주대, 제주한라대, 주안대학원대, 중앙신학대학원대, 중원대, 창원대, 창원문성대, 청운대, 충남도립청양대, 충북대, 충청대, 한경대, 한국교원대, 한국교통대,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해양대, 한라대, 한양사이버대, 호남대.

▷삼성카드(58개)

가톨릭대(성심교정), 가톨릭상지대, 강릉원주대, 개신대학원대, 건국대, 경민대, 경북과학대, 경상대, 경인교육대, 경인여자대, 광주대, 광주보건대, 구미대, 군산대, 대구한의대, 대동대, 대진대, 동강대, 동신대, 동주대, 마산대, 목포해양대, 서울교육대,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 선린대, 선문대, 성결대, 성균관대, 송원대, 순천향대, 신성대, 여주대, 우송대, 우송정보대, 울산과학기술대, 원광대, 이화여대, 제주국제대, 진주교육대, 창원대, 청암대, 충남대, 충남도립대, 충북대, 칼빈대, 평택대, 한경대, 한국골프대, 한국교통대, 한국기술교육대, 한국방송통신대, 한밭대, 한세대, 한신대, 한영신학대, 한중대, 호남대, 호원대.

▷신한카드(47개)

가톨릭상지대, 감리교신학대, 강원대(본교·삼척), 건양대, 경북대, 경인교육대, 광주대, 구미대, 국립목포대, 금강대, 김포대, 대구교육대, 동방문화대학원대, 동신대, 동양대, 동주대, 루터대, 부경대, 부산교육대, 상지영서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대, 선린대, 성결대, 송원대, 순천제일대, 순천향대, 안동과학대, 안동대, 안양대, 여주대, 예원예술대, 울산과학기술대, 웨스트민스터대, 진주교육대, 차의과학대, 청암대, 청주교육대, 춘천교육대, 충남대, 충북대, 칼빈대, 한국기술교육대, 한국체육대, 한영신학대, 한일장신대, 협성대.

▷현대카드(39개)

감리교신학대, 강릉영동대, 경민대, 경상대, 계원예술대, 고구려대, 공주교육대, 구미대, 국제대, 군장대, 극동대, 김포대, 대덕대, 대전보건대, 동강대, 동국대, 마산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여자대, 선문대, 세한대, 송원대, 안동과학대, 안양대, 우송대, 우송정보대, 전북대, 조선이공대, 창원대, 청암대, 추계예술대, 충남도립대, 충북대, 충북도립대, 포항대, 한국교원대, 한국기술교육대, 한밭대, 협성대.

▷KB국민카드(36개)

강원대, 경북전문대, 경인교육대, 고구려대, 공주교육대, 광주교육대, 광주여자대, 구미대, 군산대, 군장대, 극동대, 대덕대, 대림대, 동주대, 서영대, 서울교육대, 성덕대, 송원대, 신성대, 여주대, 울산과학기술대, 인천재능대, 창원대, 청주교육대, 초당대, 춘천교육대, 충북보건과학대, 평택대, 한경대, 한국교통대, 한국기술교육대, 한국방송통신대,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체육대, 한신대, 한영신학대.

▷우리카드(17개)

경민대, 경인여자대, 대림대, 동국대(경주), 동아방송예술대, 서강대, 서울교육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여주대, 연세대(신촌·원주·원주의대·의료원), 전주대, 중앙대, 충남대, 한경대, 한국체육대, 한라대.

▷롯데카드(15개)

군장대, 대덕대, 동강대, 동신대, 목원대, 서라벌대, 서영대, 서울디지털대, 서울예술대, 선린대, 송곡대, 송원대, 신성대, 조선이공대, 포항대.

▷하나카드(6개)

강릉원주대, 공주교육대, 부산대, 우송대, 우송정보대, 충남대.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