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일제히 기술금융 '박차'..정책코드 맞추기

은행, 새 경제팀 정책 따라 ‘中企 살리기’ 동참

우리은행이 기술력이 있는 기업에게 대출을 지원하는 '우리창조 기술우수기업 대출'을 출시했다. ⓒ News1

(서울=뉴스1) 이현아 기자 = 최경환 경제팀이 경제살리기 정책에 발맞춰 은행들이 앞다퉈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기술금융은 국책은행에 국한됐었지만 새 경제팀의 정책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기술금융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기업들의 기술력을 평가할 수 있는 전담팀을 구성하고 평가모형을 구축하는 등의 노력을 꾀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 약 4만8000여건의 기업정보를 제공받는 내용의 '창조경제 지원과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기술정보 데이터베이스(TDB)에서 제공하는 이노비즈(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증, 신제품 인증기업 정보 등 1만8000여건의 정보를 포함해 총 6만6000여건의 우수 기술력 기업 정보를 은행들이 활용할 수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술금융 상품을 출시하며 탄탄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물색하고 있는 가운데, TDB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은행들이 기술금융을 취급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기술금융 대출상품인 '기술평가 우수기업 대출'을 출시했다. 기술평가 우수기업 대출은 기술신용정보기관(TCB)의 기술신용정보를 바탕으로 우수한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에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TDB 시스템이 구축된 것을 계기로 기술 담보대출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출 대상은 신한은행 신용등급 BB 이상, TCB 기술신용등급 B+ 이상인 중소기업으로 조건에 맞는 기업에는 최고 10억원을 운전자금이나 시설자금으로 지원한다. 이 상품을 통해 대출받은 기업은 TCB 기술등급에 따라 연 0.2%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기술평가에 필요한 수수료는 은행에서 부담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전문적인 여신심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와 이공계 출신 직원 10여명으로 구성된 산업기술평가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심사과정에서 기술력이 효과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도 구축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새 경제팀의 정책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규모를 확대했다.

국민은행은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기업, 우수 기술력 보유 창조기업, 유망 수출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을 중점 지원분야로 선정해 총 5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 중점 지원 분야에 포함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특별금리 우대(0.5~2%포인트 할인)도 함께 제공한다.

특히 국민은행은 지식 및 기술기반의 창조기업에 대한 지원을 위해 이공계 출신의 변리사 및 석ㆍ박사급 전문 인력을 채용해 10명 내외의 지식·기술가치 평가 및 지원 전담조직을 신설한다.

국민은행은 관계자는 "현재 인력 공모를 통해 전담조직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담조직을 통해 기술금융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단계적으로 인력을 확충해 기술금융 선도은행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한 '우리창조 기술우수기업 대출'을 출시했다. 대출대상은 우리은행 신용등급 'BBB 0' 이상이며,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의 기술등급 'T6' 이상의 중견·중소기업이다.

TCB 발행 기술신용평가서를 활용해 기술력이 높은 기업에는 금융한도 확대와 대출금리 우대를 제공한다. 금리는 출시일 기준 신용대출의 경우 최저 연 3.23%(3개월 코리보 기준)다.

고정현 우리은행 상품개발부 부장은 "기술우수기업 대출 상품을 통해 기술형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에 이바지 하겠다"며 "올해 초 우리은행 상품개발부 산하에 신설된 창조금융팀을 통해 특허 등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IP연계 관련 상품도 곧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H농협은행은 현재 54조8000억원 수준의 중소기업 대출을 2017년까지 12조원 늘리는 내용의 ‘중소기업금융 종합지원계획’을 추진한다. 특히 기술력이 뛰어난 창업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일로부터 2년 내에는 일정 이자를 유예해 주고, 대출 만기에 상환토록 해 창업 초기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기술력이 우수한 창업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농협은행은 설립일로부터 3년 이내의 중소기업을 위한 전용상품을 9월중 개발해 출시한다. 기술신용평가기관(TCB)에서 평가한 기술신용등급 일정 등급 이상 창업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일로부터 2년 내에는 산출금리에서 일정 이자를 유예해주고, 대출만기에 이를 상환하도록 해 창업초기 금융비용 부담을 경감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7월 IB지원부서 내 기술평가팀을 신설했다. 올 3월에는 부서를 확대 개편해, 기술금융팀을 평가팀과 사업팀 등으로 나눴으며 평가팀에만 6명의 산업현장 기술전문가, 4명의 기계·금속·화학 전문가 등 총 10명의 평가인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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