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공매도 과열종목 확대한다"…개인 요구와는 '온도차'
담보비율도 확대…"기관 규제하라는데 왜 자꾸 개인을" 불만도
물적분할 시 주식매수청구권 부여…대주주 먹튀도 규제
- 강은성 기자,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정지형 기자 = 하락장에서 개미들의 '공적'이 되어버린 공매도 제도와 관련해 금융위원회가 보다 적극적인 제도개선을 하겠다며 '개미 달래기'에 나섰다. 현행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의 기준을 낮춰 보다 엄격하게 공매도 집중 종목을 관리하고 개인과 기관의 서로 다른 담보비율도 조정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방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주주가 소외된다는 지적이 많았던 기업의 물적분할 및 동시상장에 대해서도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 신규 상장사 대주주의 '먹튀'를 막을 수 있도록 내부자 지분거래에 관련한 공시도 강화하기로 했다.
26일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 민간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고 '자본시장 분야 국정과제 이행계획'을 논의했다. 지난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만든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됐던 내용을 정부에서 구체화한 뒤 자본시장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장 현실에 맞도록 조정한 것이다.
우선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큰 공매도 제도와 관련해 금융위는 공매도 비중이 높은 '과열종목'의 공매도를 일시 정지시키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확대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5% 이상 하락하고 공매도 금액이 6배 이상 증가해야 과열종목으로 지정된다. 지정되면 다음날 하루 동안 공매도가 금지된다.
정부는 현행 기준을 보다 낮춰 공매도 제한폭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면 주가 하락폭을 5%가 아닌 4%나 3% 정도로, 공매도 금액 증가도 6배가 아닌 5배나 4배 정도로 낮추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이 증가하게 되고 해당 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중지된다. 공매도로 인한 주가하락 등 피해를 줄이면서 시장 왜곡 등의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불법공매도에 대한 점검도 강화한다. 장기‧대량 공매도 거래 등에 대한 테마조사를 정례화하고, 조사결과는 주기적으로 대외발표해 불법공매도 발생을 조기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개인투자자들이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공매도 담보비율' 조정도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공매도를 위한 주식차입시 개인은 140%, 기관은 105%의 담보비율이 요구되는데, 정부는 개인의 담보비율을 보다 확대해준다는 방침이다.
개인은 담보비율 확대가 아닌 기관의 담보비율 축소를 요구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상 개인투자자들의 요구를 들어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상환기한에 대한 기관의 요건(무기한)을 축소하라고도 요구했지만, 정부는 기관의 상환기환 축소 대신 개인의 상환기간을 90일+n회차 추가 연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절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기업이 핵심사업부를 분할해 동시상장하면서 지배력을 강화하고 이익을 독점해 기존 주주들을 소외시키는 '물적분할 동시상장'에 대한 제도도 개선한다.
금융위는 지난 3월,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시 일반주주 보호를 위해 주주보호 정책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공시하도록 했다. 이에 더해 물적분할된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상장심사를 강화해 모회사 주주에 대한 설명·소통 등 주주보호 노력이 미흡할 경우 상장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신주를 우선배정하는 방안을 도입할지 여부는 관계부처 협의와 추가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업 내부자가 스톡옵션을 행사해 취득한 주식을 조기에 대량 매도하는 과정에서 일반주주 피해가 커지는 이른바 '먹튀'를 방지하기 위해 내부자 거래에 대한 시장규율도 강화한다.
금융위는 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한 주식도 일반 주식과 동일하게 상장 후 6개월간 매도가 금지되도록 지난 3월 개선한 데 이어 추가적으로 미국사례(내부자 주식거래계획을 SEC에 사전제출) 등을 참조해 국내 현실에 맞는 도입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새 정부의 자본시장 국정과제는 △일반 주주 보호 강화 등을 통해 자본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혁신․성장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위한 것"이라면서 "금융위는 국정과제를 최대한 신속히 이행함으로써 그간 자본시장에서 지적되어 온 고질적인 문제들을 상당 부분 해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주요 어젠다 발굴·논의를 위해 학계와 시장참여자 등 관계자들과 함께 오는 9월부터 2~3주 간격으로 '릴레이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라면서 "합동 노력을 통해 우리 증시 체질을 더욱 튼튼히 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해소와 혁신성장 지원의 제도적 토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회의에서 새 정부의 자본시장 분야 8개 국정과제를 올해 안에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민간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하고 실행방안을 논의했다.
8개 국정과제는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시 일반주주 보호 △내부자의 거래에 대한 시장규율 강화 △공매도 제도 합리화 △주식 상폐요건 정비 및 상폐단계 세분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 강화 △회계 투명성 제고 △혁신·벤처기업 성장의 마중물 제공 △증권형토큰 등 디지털증권 투자 규율 등이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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