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연기금 1년만에 샀다…순매수 1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자·LG화학 팔고…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 샀다
지속 가능하긴 어려워…국내 주식 비중 계속 줄일 방침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연기금이 1년만에 돌아왔다. 큰 폭은 아니지만 5월 주식시장에서 949억원을 순매수했다. 2020년 6월부터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지 1년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5월들어 949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5월 거래일이 31일 하루 남은 상황에서 연기금은 이대로 순매수로 월 거래를 마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연기금이 5월에 순매도한 날은 6일에 그친다. 연기금은 올해들어 지난 4월말까지 순매수한 날이 단 3일에 불과했다.

5월에 연기금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순매수 규모는 1643억원이다. 이어 현대차(1256억원), 대한항공(1120억원), CJ제일제당(890억원), 기아(837억원) 등의 순이었다.

수출회복세와 함께 양호한 실적, 전기차의 미래 성장성까지 담보되는 자동차 분야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승자독식'이 예상되는 항공, 그리고 식품소비재 등 '가치주'를 골라 담은 것이 눈에 띈다.

반면 연기금은 시가총액 1위 대장주이자 반도체 주도주인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5762억원이다. 미국발 인플레이션 공포로 코스피가 하락하자 삼성전자의 8만원 지지선이 무너지며 7만전자로 주저앉는 데 연기금도 한몫했다. LG화학(1509억원), SK하이닉스(1286억원), SK텔레콤(1474억원), 네이버(1142억원)도 연기금의 매도 상위 종목이었다.

SK텔레콤에 대해선 최근 주가 급등 이후 연기금이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파악되며, 다른 순매도 상위 종목도 '대표 성장주'로 그간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던 종목이었다가 최근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조정을 받고 있는 종목이라는 특징이 있다. 연기금은 이들 종목을 장기보유했던 만큼 매도로 인한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연기금은 지난 1년간 순매도를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작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11개월간 연기금이 내다판 코스피는 26조8140억원 규모다. 특히 코스피 3000을 돌파하며 국내 주식시장이 강하게 상승한 올해들어 연기금의 순매도세가 더욱 강해졌다. 연기금은 올해 코스피시장에서 무려 18조643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랬던 연기금이 5월에 순매수로 전환한 것은 대장격인 국민연금이 지난 4월 국내주식의 전략적자산배분(SSA) 허용범위를 1%포인트(p) 확대하기로 하면서 운용에 다소 여유가 생겼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또 5월에 코스피가 조정을 받으면서 국민연금이 다수 보유하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 우량종목의 주가도 주춤해 매도세를 줄이고 매수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연기금의 이같은 '순매수'가 지속될 것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 국민연금은 올해말까지 중기자산배분 원칙에 따라 국내주식 비중을 16.8%까지 줄여야하는데 1분기말 기준으로 국내주식 비중은 20.5%에 달해 비중 축소가 시급하다.

특히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28일 제6차 전체회의에서 오는 2026년까지 5개년 중기자산배분계획을 새롭게 의결했는데, 이 계획에 따라 오는 2022년까지는 국내주식비중을 16.3%로 축소해야한다.

비록 지난 4월 SSA 허용범위를 1%p 확대해 최대 19.8%까지는 국내주식을 보유할 수 있어 운용에 여유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2022년의 16.3% 비중 축소 목표를 맞추려면 여전히 순매도 기조를 거두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은 연기금의 이같은 순매도가 코스피를 박스권에 가두는 주 원인이라며 맹비난을 퍼붓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리는 등 강한 반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정치권도 연기금의 안정적인 운용이나 수익확대라는 목표가 아닌 '인기'에 영합해 국민연금을 향해 대놓고 '매도를 중단하라'며 압박하는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자금인만큼 중장기 자산배분원칙에 따른 연금운용 방향에 대해 섣부르게 간섭해서는 안된다고 엄중하게 경고한다.

한 자산운용전문가는 "작년 코로나19 폭락장에서 연기금은 3월 한달에만 3조286억원 어치의 코스피를 쓸어담았고 5월까지 총 5조785억원을 사들였다"면서 "연기금의 중장기 운용원칙은 코스피가 하락할 때 지수를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코스피가 상승할때는 운용수익을 극대화해 연금재정을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이 되기 때문이 정치권이나 여론의 눈치를 살펴 함부로 재정 운용원칙에 손을 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 및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도 "국민연금은 오는 2029년까지 연금 수입이 지출보다 많은 '기금 축적기'인만큼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연금재정을 최대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sth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