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의 '큰 숙제'였던 애플페이…"카드없이 결제, 여기도 안돼?"
동네 카페, 식당 등 일반가맹점 애플페이 결제 안돼
소비자들 불편 가중…NFC 단말기 확대 보급 관건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아이폰을 10년 이상 사용하면서 애플페이를 손꼽아 기다려왔는데, 막상 출시되고 보니 안 되는 곳이 너무 많아서 불편하네요."
아이폰 이용자들의 무한한 기대 속 지난 21일 마침내 국내에 상륙한 애플페이. 출시 첫날 카드 등록 건수만 100만 건을 넘어서는 등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이용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출시 첫날과 이튿날까지 결제 오류가 계속된 데다 국내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량이 미미해 체감상 사용처도 많지 않아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대형 오프라인 가맹점이나 일부 웹페이지·모바일 앱에 국한된다. 동네 카페, 식당 등 일반가맹점들의 경우 대부분이 애플페이 결제가 되지 않는다. 또 대형 가맹점 중에서도 국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스타벅스나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는 애플페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애플페이를 처음 접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이 사용처를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실정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애플페이를 사용하려 했다가 결제가 되지 않아 당황했다", "혹시 모르니 항상 카드를 들고 다녀야 한다"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현대카드 중에서도 애플페이 연동이 되지 않은 일부 카드들이 남아있단 점도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현재 현대카드가 독점 제휴를 맺은 프리미엄 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는 애플페이 지원이 되지 않는다. 또 다이너스나 유니온페이 브랜드 역시 애플페이 연동이 되지 않았다.
이런 반응을 현대카드 측도 인지하고 있다. 당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NFC 단말기는 계속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초기 반응을 본 많은 가맹점이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 부회장은 애플페이 출시 직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NFC 단말기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날이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며 "외국에 가면 NFC 단말기가 상당히 보급돼 있는데 한국은 왜 안 되는지 답답하고 저로서는 죄송한 마음이 들었는데 오늘 큰 숙제를 마친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애플페이 도입이라는 큰 과제는 마쳤지만 NFC 단말기 확대라는 새로운 과제와 마주한 셈이다.
정 부회장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는 아무리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연동이 될 예정이고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아멕스가 현대카드의 새로운 파트너였던 만큼 동시에 시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교통카드 기능이 없고, 현대카드만 애플페이 연동이 된다는 점도 소비자 입장에선 아쉬운 점이다.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선 티머니, 캐시비 등 교통카드 업체와 제휴를 해야 하는데 미완의 숙제로 남아있다.
또 현대카드는 금융위원회 심사과정에서 국내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했지만, 아직 참여 의사를 밝힌 카드사는 없다. NFC 단말기 보급이나 애플사의 수수료 정책 등으로 인해 여타의 카드사들은 '눈치게임'에 들어갔다.
30대 아이폰 이용자 직장인 현모씨는 "우선 매일 사용하는 교통카드 기능도 없고, 주로 써왔던 카드가 있는데 현대카드를 새로 발급해야만 애플페이를 쓸 수 있다고 해서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교통카드 기능이 생기고,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를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주요 밴사들이 '보급형 애플페이 단말기'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이르면 올해 상반기 애플페이 사용처가 대거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드사와 가맹점 간 네트워크망을 관리하는 밴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경우, 국내 NFC 단말기 상용화는 '시간 문제'라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밴사들이 저렴한 애플페이 단말기를 개발해 가맹점에 보급하고, 보조금까지 지급된다면 당초 예상보다 NFC 단말기 상용화가 빨리 될 수 있다"며 "애플페이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가맹점들은 불편을 감수해서라도 NFC 단말기를 설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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