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조종사 목숨으로 내기"…'예측'으로 돈버는 폴리마켓, 뭐길래

실종 조종사 구조 시점까지 베팅…전쟁, '투자 기회'로 소비
일부 국가에선 이용 제한…글로벌 규제 움직임 가속

비트코인 상징이 새겨진 동전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전쟁과 재난 등 글로벌 이벤트를 두고 돈을 거는 탈중앙화 예측시장 '폴리마켓'을 둘러싼 윤리적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 군사 충돌 가능성까지 베팅 대상으로 소비되면서 생명과 안전이 투자 상품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폴리마켓에선 이란에서 실종된 미 전투기 조종사의 구조 시점을 예측하는 베팅 상품이 게시됐다. 해당 게시글은 논란이 커지자 삭제된 상태다.

앞서 미군 전투기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대공 사격으로 격추됐으며, 이 과정에서 미군 조종사 1명이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폴리마켓은 폴리곤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되는 대표적인 탈중앙화 예측시장이다. 2020년 설립됐고 모든 거래와 베팅 기록이 분산원장에 투명하게 기록되고, 스마트 계약을 통해 정산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구조다.

중앙 운영자의 개입 없이도 거래 내역을 누구나 검증할 수 있어 조작 가능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들은 특정 사건의 발생 여부에 베팅하고, 실제 결과에 따라 수익을 배분받는다.

직접 '돈'을 걸고 예측한다는 점에서 기존 여론조사보다 결과가 낫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2024년 미국 대선때 폭발적으로 유명해졌다. 한국에서는 불법 도박 사이트로 이용이 금지돼있지만 블록체인 서비스는 국경의 개념이 없어 한국인 이용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쟁과 재난, 테러 등 민감한 사안이 주요 베팅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이 미국의 이란 공습 시점을 맞추고 이익을 거둔 사례도 나오면서, 전쟁이라는 비극적 사건이 '수익 기회'로 소비된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공정성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된다. 군사·외교 정보는 비공개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아, 특정 참여자가 내부 정보를 활용해 베팅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결과 발표 이전 특정 방향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흐름이 포착되며 내부자 거래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윤리적 문제 역시 제기되고 있다. 베팅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거나 정보 유통 과정에 개입하려는 시도까지 나오는 것이다. 일부 참여자들이 특정 베팅에서 승리하기 위해 관련 기사 작성에 압박을 가했다는 사례도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규제 논의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내부자 거래 방지 규정 강화와 고위험 이벤트에 대한 시장 개설 제한 등 자율 규제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며, 미국 의회도 관련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국가와 지역에선 폴리마켓 이용 자체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측시장은 정보 도구로 활용될 수 있지만, 생명과 직결된 사건까지 투기 대상으로 소비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시장 기능과 윤리적 기준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