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거래소 지분제한, 재산권 침해 가능성…독과점 해소도 불분명"

"강제 지분 매각 시 재산권 침해 우려…은행과 동일 선상에 두는 것은 무리"
"독과점 해소 효과도 불분명…사전 규제보다 단계적 접근 필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점검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2.26./뉴스1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가상자산 2단계 입법 과정에서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두고 학계·법조계에서 헌법상 재산권 침해 소지가 크고 독과점 해소라는 정책 목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분이 강제적으로 처분될 경우 헌법이 허용하는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최승재 세종대 법학과 교수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방향 점검 토론회'에서 "지분제한은 진입규제이자 사전적 조치"라며 "신규 진입 단계에서도 강력한 규제인데, 이미 형성된 재산권 구조를 변경하는 것이면 재산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재산권 제한 자체가 곧바로 위헌은 아니지만,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기본권 제한의 요건과 한계를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분을 강제로 매각하는 수준까지 이르면 침익성의 정도가 헌법에서 인정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현재 논의는 헌법의 경계선을 넘은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은행 등 금융권과 같은 지분 제한을 가상자산 거래소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최 교수는 "은행은 금융 시스템의 핵심 혈관과 같아 금산분리 등 강한 규제가 정당화된다"며 "다만 가상자산 거래소에 처음부터 은행과 동일한 무게추를 지우는 것은 이제 막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아이에게 성인과 같은 짐을 지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1단계 입법에서 이용자 보호 장치는 마련됐다"며 "사전적으로 일괄 규제하기보다, 문제가 발생한 행위에 대해 사후적으로 대주주 책임을 묻는 방식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외환위기 이후 금융감독과 시장 감시 체계가 고도화된 만큼 과거식 '무조건적 금지'는 더 이상 적절한 수단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자본시장과의 구조적 차이도 핵심 쟁점으로 지목됐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자본시장법상 거래소는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공적 인프라로서 법과 판례 모두 공공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아직 국가적 공공 인프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증권 거래는 한국거래소 회원사인 증권사를 통해 가능하지만, 가상자산 거래소는 누구나 직접 가입해 거래할 수 있다"며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독과점 해소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정 변호사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독과점은 제도적으로 강제된 것이 아니라 시장 경쟁 결과"라며 "지분을 분산하면 주주 구성만 바뀔 뿐 독점이 해소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강제 지분 매각은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을 불러올 수 있고, 민간 기업의 신규 진입을 어렵게 해 국가 경쟁력에도 도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가상자산 발행(ICO) 전면 금지로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발행된 코인을 수입하고 있다"며 "지분제한 규제까지 도입되면 거래소조차 해외 투자 유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