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시장 개척했더니 KRX·NXT 무임승차… '탈락 위기' 루센트블록 반발(종합)
서비스 운영한 건 스타트업인데…금융당국, KRX·NXT에 조각투자 인가 수순
루센트블록 자료 받은 넥스트레이드, 직접 인가 신청…기술 유출도 '도마 위'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4년간 혁신금융서비스로 부동산 토큰증권(ST) 플랫폼을 운영하고도 관련 인가 탈락 위기에 내몰린 스타트업 '루센트블록'이 인가 심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토큰증권 유통 플랫폼)' 신규 인가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이번 인가가 "금융 규제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운영돼 온 서비스를 제도화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혁신금융서비스 운영 업체가 주축인 컨소시엄은 루센트블록 컨소시엄뿐이지만,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7일 한국거래소(KRX)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을 예비인가 대상으로 선정했다. 예비인가는 오는 14일 예정된 금융위 정례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12일 루센트블록은 서울 강남구 마루360에서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공동으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오는 14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증선위 결정대로 예비인가 대상이 확정되면 루센트블록은 사업을 접어야한다.
우선 루센트블록은 이번 장외거래소 인가 작업이 새로운 인가가 아니라 기존 서비스를 제도화하는 취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루센트블록은 지난 2018년 11월 법인을 설립한 이후 2년 반 동안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뒤엔 4년간 부동산 토큰증권을 유통해 50만명의 투자자를 모았다. 누적 발행 및 유통 자산 규모는 300억원에 이른다. 루센트블록은 부동산조각투자를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해온 조각투자 1세대 혁신 사업자다.
금융위는 지난 9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신규 인가 운영 방안을 발표하며 금융규제 샌드박스, 즉 혁신금융서비스로 운영되던 시범 서비스를 제도화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은 기존 사업자(루센트블록)의 안착을 돕는 것이 아닌, 기득권 금융기관에 유리한 심사 요건을 내걸었다는 게 루센트블록의 주장이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그동안 금융위 가이드라인 하에 묵묵히 버티며 50만명의 이용자와 누적 3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유통해 STO(토큰증권발행) 시장성을 검증했다"며 "당사의 실증 결과는 금융의의 STO 가이드라인 발표를 이끌어냈고, 관련 법제화 논의의 마중물이 됐다"고 강조했다. 기존 사업자로서 살아남은 것은 루센트블록이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한국거래소 및 넥스트레이드는 관련 사업 경험이 전무하다. 특히 한국거래소의 경우 2년간 STO 장내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었음에도 실제 유통 성과는 '0건'이었다고 허 대표는 강조했다. 성과를 증명하지 못한 기득권에 시장 진입을 시도하는 것은 무임승차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KRX와 NXT의 수장은 모두 금융위 출신이다.
혁신금융서비스에는 '배타적 운영권'이 포함돼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혁신금융서비스가 무조건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제도의 취지대로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배타적 운영권을 가졌던 업체가 사업을 영위조차 할 수 없게 되는 건 취지와 어긋난다"고 토로했다.
이번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와 관련된 또 하나의 쟁점은 기술 유출이다.
지난해 8월 넥스트레이드는 해당 인가에 도전하려는 조각투자 업체들로부터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해보겠다"며 자료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루센트블록도 재무정보와 사업계획, 핵심 기술 자료 등 민감 정보를 제공했다. 그런데 넥스트레이드는 이후 직접 컨소시엄을 꾸려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루센트블록은 넥스트레이드가 투자 및 컨소시엄 참여 검토를 명분으로 접근해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한 뒤 이를 일방적으로 어겼다고 주장했다.
넥스트레이드는 루센트블록으로부터 받은 자료 중 기밀에 해당하는 것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허 대표는 "(토큰증권 거래가) 어떤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잘 작동하는지도 다 해봐야 알 수 있는 주요 기술"이라며 기밀에 해당하는 핵심 기술 자료를 넘겨줬다고 주장했다.
△민감 정보를 받은 넥스트레이드가 직접 컨소시엄을 꾸려 예비인가를 신청한 점 △금융위 출신 인사들이 경영진으로 있는 한국거래소·넥스트레이드가 갑자기 경쟁에 뛰어든 점 등을 감안하면, 이번 예비인가는 혁신 기업이 위축되는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허 대표는 설명했다.
4년간 혁신 기업으로서 STO 시장을 개척해놨더니, 시장성이 입증되는 것을 지켜만 봤던 기득권 세력이 갑작스레 시장 진입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루센트블록은 한국거래소 및 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이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심사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법상 결합 당사자 중 1곳 이상이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 2조 원 이상이고, 다른 결합 당사자가 3000억 원 이상이면 기업결합 심사 대상에 해당한다.
일례로 한국거래소와 대형 증권사들이 참여한 KRX 컨소시엄은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단, 아직 법인을 설립한 것이 아닌 컨소시엄 구성 단계이기에 사업자 인가 신청 전 기업결합 심사를 미리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의할 필요가 있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KRX, NXT 컨소시엄이 법인 설립 자체가 가능한지에 대해 공정위에서 미리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심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결합 심사를 한 다음에 예비 인가를 신청하는 게 보통 실제 사례다"라고 설명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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