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비트코인 '4년 주기설'…내년엔 반등할까[2026 코인 시장 전망]①
반감기 따라 움직이는 '4년 주기설' 흔들…매크로·기관투자자 영향력 확대
내년 비트코인 신고점 경신 vs 제한적 상승 엇갈려…알트코인 불장은 힘들 듯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최재헌 기자 = 2025년 초,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면서 상승세로 출발했던 비트코인은 최고가를 연달아 갈아 치우며 12만 6000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 10월 중순 대규모 강제 청산 사태 이후 줄곧 하락하며 연초 가격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한해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비트코인이 흔들리자 이른바 '4년 주기설'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그간 비트코인은 4년마다 돌아오는 반감기를 기점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반감기란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로, 반감기 후 비트코인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상승하지만 이후 다시 조정이 오는 현상이 반복됐다. 따라서 2024년 반감기 이후 가격이 꾸준히 상승해온 만큼, 현재는 하락장이 왔다는 공포감이 확산된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4년 주기설'이 예전 같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기업의 비트코인 매수 등 반감기 외에도 비트코인 가격을 움직일 만한 요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4년 주기설에 따르면 2026년에도 하락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4년 주기설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만큼 새해 반등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1일 뉴스1이 국내 가상자산 리서치 기관 4곳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곳 모두 비트코인 4년 주기설이 흔들리고 있다고 봤다.
우선 타이거리서치는 비트코인 4년 주기설이 이미 깨졌다고 분석했다. 조윤성 타이거리서치 선임 연구원은 "4년 주기는 이미 깨졌다"면서도 "다만 투자의 세계가 늘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 대다수가 4년 주기설의 종말을 외칠지라도 소수의 대형 '고래(대량 보유자)'들이 4년 주기설에 따라 움직인다면 주기가 작동하는 것처럼 보일 순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3개 기관도 4년 주기설의 영향력이 이전에 비해선 약해졌다고 봤다. 복진솔 포필러스 리서치 리드는 "비트코인의 반감기는 공급망(채굴자 인센티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에 4년 주기설이 '완전히' 깨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비트코인에 전통금융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매크로(거시경제적 요인)과 유동성이 반감기 못지 않게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하더라도 그 빈도와 정도는 이전보다는 약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이전과 같은 폭발적인 급등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코빗 리서치는 비트코인 4년 주기설이 완전히 깨졌다기 보다는 '보정이 필요하다'고 헀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2025년에는 4년 주기설 마지막 해의 특징인 '수직 상승'이 없었다"며 그 근거를 설명했다.
쟁글 리서치도 비트코인 4년 주기설이 완전히 깨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영향력은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진종현 쟁글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와 뚜렷하게 달라진 점은 투자자 구성이 바뀌었다는 점"이라며 "현물 ETF로 기관투자자의 비트코인 보유 비중이 늘어났고, 개인 투자자 중에서도 장기 보유 관점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투자자층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감기를 기점으로 심리적 매수세가 유입되는 구조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투자자 구성과 성향 변화로 과거와 같은 4년 주기설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과거처럼 가격이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도 낮아졌으며, 조정 속도와 폭도 완만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비트코인이 기존 4년 주기설 패턴대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2026년 다시 반등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코빗 리서치는 추가 반등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김민승 센터장은 "비트코인 ETF, DAT 기업(디지털자산을 꾸준히 매입하는 기업)의 등장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증시처럼 글로벌 유동성과 제도권 자금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됐다"며 "2026년에 금리 인하 및 유동성 개선이 이뤄진다면 추가적인 고점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타이거리서치도 2026년 비트코인 목표 가격을 20만달러로 전망했다. 현재 가격인 9만달러의 2배가 넘는 가격이다.
조윤성 연구원은 "타이거리서치는 비트코인의 내년 가격 전망을 20만달러로 유지하고, 내년 중 신고점 경신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며 "낙관적 전망의 배경에는 견고한 장기 펀더멘털과 시장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고 했다.
그 근거에 대해선 "(가상자산 시장이) 과거 개인 투자자 위주 시장에서 벗어나 기관 중심 시장으로 완전히 전환됐으며,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헤징 수요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고점을 경신하기 보다는 제한적인 상승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쟁글 리서치는 ETF를 통한 자금 유입, 장기 보유 성향 확산 등으로 인한 조건부 상승 가능성은 있으나 과거와 같은 급격한 상승보다는 제한적인 추가 상승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포필러스도 신고점 경신은 어렵다는 전망을 밝혔다. 복진솔 리드는 "내년 비트코인 및 가상자산의 반등 여부는 매크로(거시 경제적 요인)에 달려 있다"며 "매크로 환경을 좋게 보고 있지 않아서, 비트코인이 새 고점을 쓸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의 반등은 비트코인보다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타이거리서치 측은 "기관 자금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검증된 가상자산에만 집중되면서 선택받지 못한 알트코인은 소외되는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포필러스도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 전반은 개인 투자자 수요 약화, 기관 자금 부재, 지속적인 토큰 공급량 부담 등 구조적 제약이 크다"면서 "전반적인 알트코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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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더 이상 해외 리서치 보고서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시장 참여 주체가 다양해지면서, 국내에서도 데이터 분석과 거시·산업 전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가상자산 리서치 기관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에 뉴스1은 국내 가상자산 리서치 기관 4곳을 대상으로 2026년 시장 전망을 조사했다. 글로벌 시장 환경과 제도 변화,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의 흐름, 그리고 국내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종합해 새해 가상자산 시장 전망을 짚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