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민 대표 "서울은 금융, 부산은 디지털금융…블록체인 도시 본격화"

'비단'이 부산을 선택한 이유…"330만 메가시티, 디지털금융 시험대로"
"웹3 지갑 비단주머니, 디지털 시민 확보…캐릭터 '비바부'로 소통 강화"

김상민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대표가 최근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WB2025)' 행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제공.)2025.12.24./뉴스1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부산을 흔히 보수적인 도시로 보지만, 산업·기술 측면에선 가장 진보적인 도시 중 하나입니다. 블록체인 산업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최근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WB2025)' 행사에서 <뉴스1>과 만난 김상민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비단) 대표는 부산을 '한국 블록체인 산업 혁신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조선·중공업·자동차·제철 산업이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시작됐고, 삼성 역시 부산에서 출발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한강의 기적은 사실 낙동강 주변 도시들의 성과가 집약된 결과"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현재 부·울·경 지역 산업이 흔들리는 원인으로 '디지털화 실패'를 꼽았다. 그는 "개인과 국가의 경쟁력은 결국 디지털화 여부에 달려 있다"며 "전통 산업과 문화 자산을 갖춘 유럽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이유 역시 디지털 전환에서 뒤처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디지털 패권 경쟁은 이미 국가의 생존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맥락에서 부산은 새로운 기회를 가진 도시라는 평가다. 김 대표는 "부산은 블록체인 규제 특구이자 항만·물류·철도·교통 인프라가 완비된 330만 명 규모의 메가시티"라며 "전통 산업이 이미 자리 잡아 디지털 금융을 적용하기에 가장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이 기존 금융 중심지라면, 부산은 디지털 금융 중심지로 역할을 나눌 수 있다는 주장이다.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가 구상하는 핵심 사업 중 하나는 '디지털 시민증'이다. 부산을 방문하는 누구나 웹3 지갑 '비단주머니'를 통해 경제활동에 참여하도록 하고, 부산 시민 330만 명을 넘어 글로벌 디지털 시민 수천만 명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 전략의 중심에는 실물연계자산(RWA)이 있다. 김 대표는 "금은 실물로 사면 부가세 등 각종 비용이 붙고 ETF는 여러 세금이 발생하지만,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는 교환권 기반 구조라 세금이 붙지 않는다"라며 "금 투자 비용을 최대 10%까지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는 올해 1분기 기준 약 120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토큰증권(ST) 시장 확대도 부산의 기회로 봤다. 김 대표는 "토큰증권도 결국 실물 자산의 디지털화"라며 "부산은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핵심 금융 인프라가 위치해 디지털 금융을 실험하기에 최적"이라고 말했다.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자체 캐릭터 '비바부'는 디지털 금을 선물하는 도구이자, 향후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인공지능(AI) 인터페이스로 확장될 예정이다.

이를테면 돌잔치 등에서 QR코드가 부착된 비바부 캐릭터를 선물하면, 이를 스캔해 토큰화된 금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카카오가 라이언을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확장한 것처럼 우리는 비단주머니를 '슈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1년에 거래 규모가 100% 이상 성장했고, 손익분기점을 넘어 순이익 50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내년 목표는 명확하다. 비단주머니를 부산의 디지털 시민증으로 자리 잡게 하고, 이를 전 세계로 확장하는 것이다. 그는 "판교가 개인 부자를 만들어낸 공간이라면, 부산은 도시 자체가 디지털 자산이 되는 모델을 만들고 싶다"며 "내년에는 '블록체인 시티 부산'을 현실화하겠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