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상호운용성, 스테이블코인 금융 시대의 핵심 인프라"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스테이블코인의 확산과 함께 서로 다른 블록체인끼리 자산 이동이 가능한 '상호운용성 블록체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논의가 '누가 발행하느냐'에서 '어떻게 쓰이느냐'로 옮겨가는 가운데, 상호운용성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는 인프라가 차세대 금융 인프라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임종규 레이어제로 아시아 총괄은 16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콘퍼런스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사업 기회들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정책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레이어제로는 전 세계 수백 개의 블록체인을 통합해 이용자 자산과 애플리케이션(앱)이 안전하고 저렴하게 이동·작동하도록 돕는 '상호운용성 블록체인'이다. 특정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금융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산을 해당 체인으로 옮겨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임 총괄은 "프로젝트들은 어떤 체인에서 (가상자산을) 발행하느냐보다 파편화한 생태계를 어떻게 통합할지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개발자가 개발 환경이나 코드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체인에서 자산을 매끄럽게 이동시킬 수 있는 세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확산과 함께 상호운용성 블록체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 총괄은 "가맹점과 소비자 모두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원하더라도, 서로 다른 블록체인 위에 존재해 연결되지 않는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레이어제로는 다음 달 기관이 별도의 개발 없이 교환(스왑)과 자산 이동(브릿지) 서비스를 손쉽게 구현하는 솔루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임 총괄은 "스테이블코인은 특히 외환 시장에서 큰 잠재력이 있다"며 "국내도 외환 거래나 환전을 앱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송금·환전 버튼만 누르면 레이어제로의 서비스를 몇 분 만에 구축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위프트(SWIFT)나 웨스턴 유니온 등 기존 금융 인프라와 비교해도 스테이블코인 기반 환전·교환은 정산 시간, 거래 수수료, 확장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수 초 만에 수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전송할 수 있는 것은 상호운용성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강희창 포필러스 공동창업자도 "앞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 자체보다 활용 사례에 초점을 맞춘 사업 모델이 주목받을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계좌로 이전되거나 카드 네트워크를 통해 지급·결제되는 과정에서 '유동성 레이어'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공동창업자는 "결제 기업 스트라이프가 지난해 1조 5000억 원에 스테이블코인 결제 플랫폼 '브릿지'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은 자산이 국가 단위가 아닌 네트워크 단위로 쌓이는 글로벌 비즈니스인 만큼, 다양한 서비스들과 연동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핀테크, 금융사들이 온체인 사업을 시작할 때 안정성을 고려해 자체 블록체인을 구축할 수 있지만, 결국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하려면 퍼블릭 블록체인과의 협업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