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해킹'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 영업 접더니…결국 '파산'

지닥 운영사 피어테크, 1월 파산 사실 뒤늦게 알려져
2023년 대규모 해킹 당한 탓…탈취된 자산 대부분이 '위믹스'

지닥 로고.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지닥 운영사인 피어테크가 파산 선고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앞서 피어테크는 지난해 지닥 서비스를 종료하면서도 피어테크가 폐업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결국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17부(부장판사 양민호)는 지난 1월 주식회사 피어테크에 파산을 선고했다.

법인이 파산하면 파산관재인을 통해 법인의 재산 상태를 파악하고, 채권자에 보고하는 채권자집회가 진행된다. 채권자집회는 이달 11일 이미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채권 신고기일은 지난달 14일로 끝났지만 그 후 일정 기간 동안 신고가 가능해, 아직까지 신고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어테크, 왜 파산까지 갔나

이로써 한때 국내 가상자산 업계 주요 기업 중 하나였던 피어테크는 설립 7년 만에 사업을 전부 접게 됐다. 지난 2017년 말 설립된 피어테크(당시 피어닷컴)는 2018년 블록체인 콘퍼런스 '디코노미'를 개최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당시는 국내 최대 블록체인 행사인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가 없던 시기인데다 행사 첫 해부터 이더리움 라이트 비탈릭 부테린, 컴퓨터과학자 크레이그 라이트 등 유명 인사들이 모두 참석하면서 디코노미는 크게 유명해졌다. 또 지닥은 국내 규제가 강화되기 전 법인 회원을 받으면서 거래소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렸다.

이에 피어테크도 사업을 더욱 확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디코노미가 2회 만에 개최를 중단하고 지닥도 점유율을 더 늘리지 못하면서 사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특히 2021년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지닥이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했다. 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지 못하면 원화마켓(원화와 코인 간 거래)을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특금법 이후 지닥의 거래량은 급감했다. 이후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23년 지닥이 대규모 해킹까지 당하면서 결국 피어테크는 파산하게 됐다.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 위믹스도 결국 못 돌려줘

파산 결정 사유는 약 200억원 규모의 해킹 사태 등이다. 앞서 지닥은 지난 2023년 4월 위믹스(WEMIX)를 비롯한 상당 규모 가상자산을 해킹으로 탈취당해 지급 불능 상태가 됐다.

당시 지닥은 탈취당한 자산을 회사 돈으로 모두 충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닥에 보관돼 있었던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의 위믹스를 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탈취당한 자산을 전액 충당한 게 맞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박 대표는 지닥으로부터 위믹스 800만개 가량을 여전히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해 법원은 박관호 대표가 지닥을 상대로 제기한 가상자산 인도단행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바 있다. 지닥은 불복해 이의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한 번 더 기각함으로써 위믹스 코인을 반환하라는 뜻을 확실히 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