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내려도 '달러 베팅' 계속…5대 은행, 달러예금 새해만 1조 '쑥'

달러 예금, 첫 주에만 1조1300억 증가…환율 상승 기대 반영
환율 '되돌림 압력' 발생…1480원→1420원→1450원까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6.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지난달부터 이어진 '달러 예금 증가세'가 새해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한때 1500원대를 위협하던 환율이 당국의 개입으로 1420원대까지 내려가자, 이를 저점으로 판단한 저가 매수 수요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후 환율은 다시 1450원 선을 넘어서며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 8일 기준 679억 721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671억 9387만 달러)보다 7억 7823만 달러 증가한 규모다. 환율을 1450원으로 적용하면 1조 1300억 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달러 예금 증가세는 지난달부터 두드러졌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671억 9387만 달러로, 한 달 전(603억 1217만 달러)보다 68억 8170만 달러 급증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10조 원에 달하는 증가 폭이다.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했지만, 은행권은 여전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환율이 하락했음에도 달러 예금이 줄지 않고 오히려 늘고 있다"며 "환율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와 함께 달러 자산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수요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 시황이 나타나고 있다. 2026.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최근 환율 흐름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다. 지난달 23일 종가 기준 1483.60원까지 치솟으며 1500원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듯했지만,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 이후 29일에는 1429.80원까지 내려앉으며 약 50원 가까이 급락했다.

다만 환율이 1400원대 초반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실제로 지난 2일 1441원에 마감했던 환율은 9일 다시 1457원까지 반등하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는 최근 환율 흐름을 두고 '되돌림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 요인으로 △대외 투자 압력이 여전히 높은 점 △지난해 관세 협상 결과로 대미 투자가 올해 본격화되는 점 △4~5월 대규모 외국인 배당 수요가 예정돼 있는 계절적 요인 등을 꼽았다.

다만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가 이어지고, 국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경우 환율이 단기적으로는 점진적으로 레벨을 낮춰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연간 고점 대비 상승 여력도 미국의 S&P500보다 높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주식 복귀 계좌(RIA) 도입 이후 단기적으로 해외주식 투자 속도 조절 효과도 주목한다"고 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