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6년 기다리면 차세대도 골동품 돼"…금융권 CEO 연임 직격(종합)
'이자 장사 논란' 쿠팡파이낸셜, 현장점검→검사로 전환
"금감원 공공기관 옥상옥…특사경 인지수사권 없어 허송세월"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 대표이사(CEO) 연임 관행에 대해 "너무 연임해 6년을 기다리다 보면 차세대 리더십도 에이징(aging·노령화)가 돼 골동품이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원장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기자실을 방문해 'BNK 금융지주 검사 착수 배경'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원장은 "특정 지주사를 언급하긴 곤란하다"면서도 "절차적으로 굉장히 조급하고, 투명하게 할 부분이 많은데 '왜 저랬을까' 문제 제기를 하는 후보자들이 많았다"며 "(CEO 후보에) 지원하려고 했던 분들이 문제 제기를 굉장히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지주사의 이사회 형태도 비판했다. 그는 "이사회가 교수님 같은 특정 집단으로 너무 치우쳐져 있다"며 "물론 교수분들도 필요하겠지만 여기는 현장이고, 주주들의 이익에 충실할 수 있는 사람들이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게 자본주의 시장에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이사회의 '참호 구축'을 꼬집으며 "이사회가 CEO와 똑같은 생각을 갖게 되면 의사결정도 살아있지 못하고, 서로 견제가 안 되지 않겠냐"며 "CEO 승계 문제도 누구의 의지가 관철될 것인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고 했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 이사회에 '국민연금 추천 사외이사'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 이를 '연금 사회주의'로 보는 비판은 타당하지 않다며 추진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의 성격이 매우 공공성이 있고, 상대적으로 오너십이라는 개념이 없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업이라는 본질적인 것을 고려한다면 그 어떤 기업의 상장 법인보다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거버넌스가 구성되고 운영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국민연금 쪽에서 판단해야 할 부분도 있어 제가 이래라저래라할 수 있는 그런 입장은 아닌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이 원장은 쿠팡 계열사 쿠팡파이낸셜에 대한 현장점검을 '검사'로 전환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쿠팡파이낸셜 현장점검 관련 "납득이 안 되는 이자율 산정 관련 기준이 자의적으로 적용해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비친다"라며 "소위 갑질 비슷한 상황이 아니냐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쿠팡파이낸셜은 입점 업체 대상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이란 상품을 출시하며, 금리를 8.9~18.9%를 적용했다. 이를 두고 대부업체와 다를 바 없는 '고금리 이자 장사' 논란이 일었고, 금감원은 현장점검을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현장점검과 별도로 쿠팡 본사에 대한 '민관 합동 조사단'에도 참여 중이다. 금감원은 쿠팡의 쇼핑몰과 금융 서비스가 연동된 가입 구조인 '원 아이디(One-ID)'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아직 결제 정보가 유출됐다고 보는 부분은 없다고 하지만, 최근 민·관 대응단에 합류해 살펴보고 있는 단계"라며 "쿠팡에서 쿠팡페이로 오는 정보와 쿠팡페이에서 쿠팡으로 가는 부분을 크로스 체크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추진과 관련해서는 '옥상옥'이 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는 "상당한 문제가 있어 정부를 설득하고 있는 입장"이라며 "금감원은 독립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고, 예산과 조직 관련 결정도 금융위가 다 하는 등 한국은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재정경제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옥상옥'으로 뭘 하겠다는 건지 기본적으로 납득을 못 하겠다"며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가치로 요구되는 부분이고, 글로벌 스탠다드가 워낙 중요한데 (공공기관 지정)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의 '인지수사권'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이 원장은 "와서 보니 금감원에서 (불공정 거래 관련 사건을) 조사한 뒤 행정 절차가 가동되는데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로 가면, 증선위에서 수사가 필요한지 아닌지 판단한 뒤 패스트트랙으로 할 것인지 고발할지 검토하는 데 시간이 11주는 날아간다"며 "즉시 수사를 해야 하는데 3개월을 허송세월 보내면 증거가 인멸되고 흩어지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시장 투명성 제고를 위해 이런 상황은 도저히 안 되겠다는 문제의식을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금감원의 기획 조사 범주는 불공정거래에 국한할 것"이라고 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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