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높은 '대출 문턱'에…'대출 한파' 금리까지 오른다
주담대 고정형 상단 6% 넘어…변동형도 18일부터 0.05%p 인상
'기준금리 전망'에 요동치는 시장금리…'대출 한파' 엎친 데 덮친 격
- 김근욱 기자,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김도엽 기자 =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변동 금리가 나란히 상승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국고채·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빠르게 뛰어오른 영향이다. 소비자들은 연말 강화된 대출 문턱을 넘더라도 이전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17일 KB국민은행의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는 4.11~5.51%로 집계됐다. 전주 대비 0.09%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국민은행은 시장금리를 반영해 주 단위로 금리를 조정한다.
국민은행을 포함한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는 3.74~6.04% 수준으로 집계됐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이 6%를 넘긴 것은 약 2년여 만이다.
최근 금리가 뛰는 배경에는 '은행채 금리 상승'이 있다.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14일 3.399%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11일(3.422%) 이후 최고치다.
고정형뿐 아니라 6개월마다 금리가 변하는 변동형 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8일부터 주담대 변동형 금리를 기존 3.88~5.28%에서 3.93~5.33%로 상·하단 모두 0.05%p 인상한다. 우리은행 역시 변동형 금리를 기존 3.77~4.97%에서 3.82~5.02%로 0.05%p 올린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지난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2.57%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p) 상승했다고 밝혔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2개월 연속 오른 것이다.
코픽스가 상승한 배경에는 은행권의 예금금리 인상이 있다. 최근 은행들은 높아진 시장금리를 반영해 정기예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는 추세다. 정기예금은 코픽스를 구성하는 비중이 75~80%에 달해 코픽스 변동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융권은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 이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공개 연설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자,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본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 지난 14일 최종 호가수익률 기준 2.944%에 마감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고채 금리 상승에 은행채 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 3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6일 3.034%를 기록하며 3%대를 넘어섰다.
시장금리는 향후 기준금리 방향을 선반영해 움직인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 시장금리는 낮아지고, 기대가 약해지면 다시 상승 압력을 받는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 문턱이 높아진 데다 금리까지 오르면서, 불가피하게 대출을 받아야 하는 소비자들은 고금리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대출한파'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하단은 4% 수준이지만 실제로는 평균적으로 4% 후반대까지 부담해야 한다"며 "연말 이사 대출이 불가피한 소비자들은 높은 이자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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