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DLF 중징계 취소' 확정…'연임' 사법리스크 해소

대법 "내부통제기준 마련한 이상 '준수 의무 위반'과는 구분해야"
사법리스크 해소했으나…금융권 인사 '외풍' 우려는 여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2022.7.2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연임 기로에 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DLF 사태'에 대한 징계 취소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사법적 리스크를 덜게 됐다. 하지만 손 회장이 최근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또 다른 중징계를 받은 데다, 새정부 들어 금융지주 CEO들이 줄줄이 물갈이되는 분위기라 연임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이동원)는 15일 손 회장 등이 금융감독원의 징계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1심과 2심에 이어 최종적으로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파생결합펀드(DLF)는 금리 등 기초 자산으로 만든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펀드다. 2019년 세계적으로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미국·영국·독일 채권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DLS와 이에 투자한 DLF에 원금손실이 발생했다.

이듬해 금융감독원은 독일국채금리에 연계된 DLF 펀드를 판매한 우리은행이 손실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팔았다며 제재를 내렸다. 당시 우리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던 손 회장에 대해선 감독자로서 내부통제를 마련할 의무를 위반했다 보고 문책경고 처분을 내렸다.

손 회장은 중징계 처분에 불복해 2020년 3월 징계 취소 소송을 냈고, 1심과 2심에서 연이어 이겼다. 다만 1심과 2심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라는 데서 법리해석이 다소 달랐는데, 1심은 글자 그대로 내부통제 기준만 '마련'하면 되지만 2심에선 이를 '준수'할 의무까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은 금감원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한 이상 그 기준을 일부 준수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를 (징계)처분사유로 볼 수 없다고 본 원심을 수긍했다"고 판단했다. 현행법상 금융사 내부통제 기준 '준수' 의무 위반을 제재할 근거가 없는 상태서, 금융사의 내부통제 기준 '마련'과 '준수' 의무 위반은 구분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사모펀드 관련 대법원의 최종판결을 존중한다"며 "그동안 우리은행은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안을 수용해 대다수 고객들에게 보상을 완료하는 등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왔으며 투자상품 내부통제 강화 및 판매절차 개선 등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치도 성실히 이행했다"고 밝혔다.

◇'DLF 징계취소 확정'으로 사법리스크 해소…금융권 '물갈이' 흐름이 관건

이제 금융권의 관심은 손 회장의 연임 여부에 쏠려있다. 법령에 따라 문책경고를 받은 금융회사 임원은 현 임기 종료 후 3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된다. 손 회장은 이번 징계취소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연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사법리스크를 해소했다.

다만 다른 대내외 여건이 그리 녹록지는 않다. 일단 '라임사태'와 관련한 중징계 리스크가 남아있다. 라임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투자자에게 펀드의 부실을 알리지 않고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상품을 계속 판매하다 결국 환매가 중단돼 투자자들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사건이다. 우리은행도 당시 펀드를 팔았는데, 금융위는 지난달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 회장에게 책임을 묻고 문책 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내렸다. 손 회장이 이번 'DLF' 승소에서 힘을 얻고 행정소송으로 징계 취소를 꾀할 수도 있지만, 상당 시간 법적 다툼을 벌여야 하는 리스크를 짊어져야 한다.

새정부 들어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권 경영진이 연임을 하지 않고 속속 교체되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3연임이 유력하다고 평가받았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자리를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이어받고, 농협금융도 손병환 회장 후임으로 친정부 인사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내정된 바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 이런 흐름에 '외풍'이 작용했다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에 대해선 라임사태와 관련한 금감원 제재심 이후 1년 넘게 멈췄던 금융위 징계심사가 갑자기 재개되자, 노조를 중심으로 손 회장 후임에 '낙하산 인사'를 앉히려는 정치권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흐름 속에 16일 열리는 우리금융 정기 이사회에서 손 회장이 직접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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