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랩소디' 최원정 감독 "스태프 없이 홀로 작업…칸 생각 못해" [칸 인터뷰]
세계 영화학교 중·단편 초청 '라 시네프' 섹션
- 정유진 기자
(칸=뉴스1) 정유진 기자
"영화제 몇 개에 넣었고, 아예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게 칸 영화제였는데, 초청이 돼서 깜짝 놀랐어요."
앳된 얼굴의 대학생 감독이 21일 오후 3시(현지 시각, 한국 시각 21일 오후 10시)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 내 라 시네프 테라스에 나타났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칸 영화제)라 시네프 섹션 초청작 '새의 랩소디'를 연출한 최원정 감독이었다.
2002년생인 최원정 감독은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21학번이다. 졸업 작품을 들고 칸 영화제에 온 그는 "너무 감사하다, 정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제여서 한국인들 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온 사람들에게 영화를 보여줄 수 있어서 소중한 기회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칸 영화제의 라 시네프 섹션은 전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의 중·단편 작품을 상영하는 부문이다. 올해는 2750개 작품이 출품됐고, 그중에서 15개국의 영화학교에서 온 19편의 작품이 선정됐다. 올해 우리나라는 최원정 감독과 함께 컬럼비아 대학교 MFA(Master of Fine Arts) 영화 과정에 재학 중인 진미송 감독이 초청 받았다. 진미송 감독은 인터뷰 직후 진행된 시상식에서 2등상을 받기도 했다.
최원정 감독은 홍익대학교 학생으로는 처음으로 라 시네프 섹션에 초청 받았다. 그간 라 시네프 섹션에는 한국영화아카데미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재학생 등이 수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학교의 반응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웃음) 사실 칸 영화제 발표가 한 달 전에 났는데 학교 홈페이지에는 어제 올라갔어요. 그렇지만 학교 덕분에 온 거니까, 가르쳐주신 교수님들께 감사하고, 그분들의 가르침이 자양분이 돼서 온 것이라 감사해요."
'새의 랩소디'는 성공과 인정의 상징인 새를 좇아 끝없이 올라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새는 소유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날아오르기로 선택하는 한 인물의 내면 여정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회화 작품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데, 그중에서 폴 고갱의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의 영향을 받았어요. 그 작업 중에 긴 화폭이 있는데 사람의 삶에서부터 사후 세계까지 하나의 화면에 담아낸 것이었죠. 저도 그런 작업 해보고 싶다 생각이 들었어요. 인간은 무엇인가에 대한 탐구를 하고 싶었어요."
최 감독은 연출부터 작화와 각본, 촬영과 프로덕션 디자인, 사운드 등 작품을 제작하는 모든 과정을 홀로 해냈다.
"여러 명이 하는 것과 혼자 하는 건 장단점이 분명해요. 여러 명이 하면 어쨌든 정말 좋은 퀄리티를 짧은 시간 내에 할 수 있고,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시장 안에서 빨리 알려질 수 있어요. 단점은 혼자서 했을 때 더 뭔가 자기가 더 나타내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방향성 잃지 않고 전달할 수 있어요."
졸업작품인 만큼, 최 감독은 칸 영화제에 오기 전까지 취업 등을 두고 진로를 고민하고 있었다. 라 시네프로오고 난 뒤에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졸업하고 현실적으로 내 작업이 아니라 돈 버는 데 는 데 집중해야할까 고민했었는데이 된 걸 보고 제 이야기를 좀 더 해도 되지 않을까, 용기를 내게 됐어요. 지금으로서는 제가 하고 싶은, 단편일 수 있고 장편일 수 잇고, 영화일 수도 아닐 수 있는, 어떤 형태든 삶이 어떤 것이다, 라는 생각에 대한 작업을 계속해 나가고 싶어요."
라 시네프에 초청받은 기쁨을 누리는 것과 더불어 최 감독은 부담감을 누르며 마음을 다잡아 가고 있다.
"그냥 될 수도 있었고 안될 수도 있었는데 운이 좋게 된 거라 생각해요. 다른 평가, 유명해지거나 그런 것을 목표로 두지 말고, 저 스스로 제 작업의 발전에 신경을 많이 쓰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제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점점 무덤덤해지고 있어요."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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