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결혼·출산·슬럼프 다 털어놨다…"작품으로 극복했죠" [BIFF]

(종합)

배우 손예진이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9.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부산=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손예진이 24년간 달려온 연기 인생을 회상하며, 동시에 연기에 대한 여전한 열정을 내비쳤다.

손예진은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를 개최했다.

손예진은 자기 출연작이자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로 이번 영화제를 찾았다. 그는 이날 "베니스영화제와는 다른 설렘을 안고 왔고,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 '어쩔수가없다'로 선정된 게 배우로서 너무나 영광이고 야외에서 큰 스크린으로 보는 게 너무 좋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고 너무나 행복하게 영화를 관람했다"고 전했다.

'어쩔수가없다'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지난달 베니스를 다녀온 손예진은 "사실 20대 때 베니스를 갔으면 크게 감동하지 못했을 텐데, 나이가 들고 연차가 쌓인 뒤 박찬욱 감독님과 동료들과 간 게 의미가 있었다"라며 "극장에서 기립박수 치고 인사하는데 너무 뭉클했다, 그래서 '지못미' 같은 사진이, 이병헌 선배님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그런 사진이 나왔다"고 말했다.

배우 손예진이 18일 서울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어쩔수가없다‘ 오픈토크 행사에 참석해 영화 홍보를 하고 있다. 2025.9.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손예진은 1999년 CF로 데뷔, 2001년 드라마 데뷔작 '맛있는 청혼'에서 주인공을 맡으며 단숨에 청춘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후 영화 '취화선'(2002), '클래식'(2003), '내 머리속의 지우개'(2004), '아내가 결혼했다'(2008),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비밀은 없다'(2016), '덕혜옹주'(2016),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 등과 드라마 '여름향기'(2003), '연애시대'(2006), '개인의 취향'(2010),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 '사랑의 불시착'(2019) 등 장르와 스케일을 넘나들며 연기력을 펼쳐왔다.

손예진은 그간 출연작을 회상하며 "어렸을 땐 사실 빨리 나이가 들어서 성숙한 연기를 하고 싶었다"라며 "어설픈 20대의 불안함 이런 것이 아니라 성숙하고 농밀한 깊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그런 욕망, 열정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애늙은이다운 선택 아니었을까, 그때를 자평하자면 애늙은이 같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선택할 때 오히려 고민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변곡점이 된 작품으로는 '작업의 정석'(2005)을 꼽았다. 그는 "울고 슬프고 가련한 여주인공에서 탈피하게 해준 하나의 매개체가 된 작품"이라며 "당시 아무도 저를 보면서 코믹 연기를 할 거라 상상하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코믹이 뭔지도 모르고 웃기자고 해서 참 용기 있게 했고 그 작업을 하면서 자유로워진 것 같다"고 회상했다.

배우 현빈, 손예진(오른쪽) 2019.12.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2022년 현빈과 결혼 후 그해 아들을 출산한 손예진은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난 뒤에 내가 예전처럼 멋진 작품으로 관객분들과 시청자분들과 만날 수 있을지 부담이 있었다"라며 "시대가 변하고 여배우들이 많은 작품을 하긴 하지만, 막상 본인이 배우로서 미래를 생각하니 똑같을 것 같지 않은, 불안함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런 불안함 속에서도 선배님인 윤여정, 김희애, 전도연, 김혜수 선배님 등 너무 많은 분이 가는 발자취를 보면서 당연히 나에게도 길이 있을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이때 지금 보여 줄 수 있는 나의 연기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라며 "그때 '어쩔수가없다'를 만나게 되고, 현장에 갔는데 일이 너무 행복하더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슬럼프도 겪은 적이 있다고 말한 손예진은 그럼에도 여전한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그는 "생각해 보면 슬럼프를 작품으로 극복했고, 그래서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었다"라며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번아웃 같은 순간들이 있었는데, 다른 작품을 하면서 조금씩 극복했다"고 전했다.

현빈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한 팬이 현빈과 함께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냐고 묻자, "행복한 순간 너무 많았다, 왜일까"라며 웃은 뒤, "매일매일 행복했다"라고 말해 환호를 얻었다.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