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즈비언 공간사 다룬 '홈그라운드', 11월 개봉 확정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홈그라운드'(감독 권아람)가 11월 개봉을 확정했다.
배급사 씨네소파는 26일 이 같이 밝히며 '홈그라운드'의 론칭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했다. '홈그라운드'는 한국 최초의 레즈비언 바(Bar) '레스보스'의 아이콘 '명우형'이 들려주는 70년대부터 오늘날까지의 퀴어 역사를 담아낸 영화. 왜곡되고 지워져 온 한국 레즈비언의 공간사를 아카이빙한 최초의 영화로 '2의 증명' '퀴어의 방' '463 Poem of the lost' 등의 작품에서 도시 이면에 놓인 소수자들의 기억을 기록해온 권아람 감독의 신작이다.
그간 여러 작품들을 통해 공간에서 관계의 에너지를 읽어온 권아람 감독은 '홈그라운드'를 통해 퀴어 안에서도 비가시화된 존재인 레즈비언의 공간을 세밀하게 조명한다. 1970년대 퇴폐 소굴로 낙인 찍힌 명동의 '샤넬다방', 2000년대 아웃팅 불안에 시달렸던 10대 레즈비언의 성지 '신촌공원', 그리고 1996년 오픈해 오늘날 이태원에서 명맥을 잇고 있는 한국 최초의 레즈비언 바(Bar) '레스보스'. '홈그라운드'는 혐오와 억압을 피해 탄생한 세 공간을 중심으로, 당대 레즈비언 커뮤니티의 핫플로 명성을 떨친 역사적 기록과 그곳을 향유했던 사람들의 생생한 기억을 드라마틱하게 펼쳐낸다.
이번에 공개된 뉴트로 감성의 론칭 포스터는 '샤넬다방' '신촌공원' 그리고 '레스보스'의 사장인 윤김명우를 주인공으로 제작됐다. 평범한 장소를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게 한 사람들의 밝고 명랑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가운데, 1970년대부터 그 역사를 함께 걸어온 60대 레즈비언 윤김명우의 남다른 존재감이 시선을 압도한다.
윤김명우는 한국 최초로 언론에서 커밍아웃한 일반인으로 퀴퍼 대부, 성소수자 인권활동가, 드랙킹 연극배우 등 다양한 수식어를 지닌 레전더리 퀴어 아이콘이다. 함께 공개된 론칭 예고편에서 '샤넬다방'에 대한 과장된 신문기사를 읽고 "이거 거짓말이야 이거!"라며 손사래를 치고, "너희들 이모라고 부르지 마, 나는 명우 형이야!"라고 말하는 호탕한 모습이 윤김명우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며 궁금증을 고조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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