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톡스] 소지섭 "손예진과 잘 어울려? 수아는 아내로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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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장훈 감독)의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 등 홍보행사에서 소지섭이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결혼'과 '연애'에 대한 것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국내 국장가에서 최근 흔히 볼 수 없었던 멜로 영화인데다, 주인공인 소지섭과 손예진의 조합이 예상 외로 좋았기에 화제가 특정(?) 방향으로 흐를 수밖에 없었다.

소지섭은 3월 초 진행한 뉴스1 및 국내 매체들과의 라운드 인터뷰에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 대한 만족도와 상대 배우 손예진, 연애관과 결혼관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시사회 및 제작보고회 등에서도 영화를 찍으며 첫사랑의 설렘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했던 그의 이야기는 영화의 내용만큼이나 따뜻하고 즐거웠던 현장 분위기를 엿보게 했다.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51% 정도입니다. 이건 저에게 생각한 것보다 만족도가 높았다는 의미에요. 보고 나서 생각을 많이 했는데 있다가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은 영화에요. 요즘에는 멜로라는 단어를 많이 안 쓰죠. 멜로가 많이 만들어지지도 않고요."

사실 소지섭은 2011년 영화 '오직 그대만'(송일곤 감독)을 찍을 때만 해도 그 영화가 자신의 마지막 '정통 멜로 영화'가 될 것이라 예감했다고 했다. 극장가에서 멜로 영화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그를 찾아왔고, 7년 만에 가슴 설레는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멜로 영화는 두 편이나 했더라고요. '오직 그대만'을 찍을 때는 내가 마지막 찍는 '클래식한' 사랑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지금 만나러 갑니다'도 이번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했고요. 이 영화가 잘 돼서 계속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오랜만이에요."

소지섭과 인터뷰를 한 날에는 비가 내렸다. 장마 때 돌아오겠다는 엄마의 약속을 기억하며 비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영화 속 지호(김지환 분)의 바람이 현실에도 영향을 미친 것일까. 소지섭은 "인터뷰를 하는 첫날 비가 와줘서 기분이 되게 좋더라"며 웃었다.

처음 소지섭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출연을 거절했다고 알려졌다. 망설인 이유는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아서"였다. 고민을 하는 동안 먼저 여주인공에 캐스팅 됐던 손예진은 "(소지섭의 긍정적인 답을)조마조마해 하며 기다렸다"고 인터뷰 및 영화 관련 행사 자리에서 캐스팅 당시에 대해 떠올리기도 했다.

"원작이 워낙 유명하고, 생각보다 원작을 아끼는 분이 많더라고요. 하기로 했을 때 감독님의 고민이 가장 컸을 것 같아요. 원작을 똑같이 하면 카피밖에 안 되고 한국 정서라고 할까, 보는 사람이 조금 더 유쾌한 정서가 들어간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단어 아니지만 '신파'보다는 웃으면서 눈물이 나는 영화를 만들자는 점이 제 생각과 일치했어요."

부부로 열연한 소지섭과 손예진의 모습은 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일부에서는 "잘 어울린다"며 두 사람의 실제 연애를 은근히 바라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일본판 영화의 남녀 주인공인 다케우치 유코와 나카무라 시도가 실제 이 영화를 통해 만나 결혼을 하기도 한 터라 그런 의견(?)은 더 힘을 얻었다. 소지섭은 다소 멋쩍은 듯 "작품에서 괜찮았나 보다"며 말을 아꼈다.

두 사람은 2001년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에서 오누이로 처음 호흡을 맞췄다. '맛있는 청혼'은 손예진의 데뷔작이다.

"연락처도 몰랐어요. 중간에 광고 몇 번 같이 한 적이 있고. 이번 영화를 하면서 연락처 주고 받았어요. 사실 서로 그때 기억을 못해요. 예진씨는 데뷔작이라 솔직히 앞만 보고 자기 연기하기 바쁠 때였고, 저도 '발연기' 할 때라 저 밖에 안 보이고 정신없었죠. (웃음) 서로 기억은 못 했는데 그때 기억이 나쁘지는 않았나 봐요. 연기를 하는데 알게 모르게 편한 부분들이 있었어요. (오랜만에 만난 손예진을 보고는) 살아남았구나. 잘 버텼구나 싶었어요. 지금 예진씨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니까요."

소지섭은 미래의 아내상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대화가 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그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수아도 한 사람만을 바라봐준다는 점에서 좋을 것 같다"고도 했다.

"어떤 기자 분이 자기만 힘들다고 제게 빨리 결혼하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저는 물론 아이를 좋아하고 예뻐하지만, 결혼을 해도 아이보다는 아내가 저의 첫번째였으면 해요. 생각은 그래요. 그런데 그게 잘 안 되나봐요, 사람들이.(웃음) 그래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그는 오래 전부터 마음 속으로 그려왔던 가족의 이미지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그 속에서 어떤 감정일지는 아직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고.

"제 머릿속에 가족의 이미지는 늘 똑같아요. 부부가 있고, 중간에 두 아이가 손을 잡고 네 명이 걸어가는 뒷모습이요.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이에요. 그 앞모습이 아직 상상이 안 되거든요. 웃을지, 무표정일지, 혹은 힘없이 그냥 걸어갈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내 가족'이었으면 좋겠어요."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