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리 "속마음 알 수 없는 '포핸즈' 남친 송강…나라면 안 만나" [N인터뷰]②
4일 종영 tvN 토일드라마 '포핸즈' 홍재인 역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장규리가 '포핸즈'에서 송강이 연기한 강비오의 속마음을 알기 어려웠다며, 실제 자신이라면 연인으로 만나지 않았을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지난 4일 막을 내린 tvN 토일드라마 '포핸즈'(극본 신이원/연출 박현석)는 예술고등학교에서 만난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 경쟁과 성장을 클래식 음악과 함께 그린 작품이다.
장규리는 극 중 뛰어난 귀를 지닌 비올리스트 홍재인 역을 맡았다. 밝고 다정한 성격의 재인은 강비오(송강 분)와 최정요(이준영 분)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이자 두 사람이 음악을 향한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곁에서 힘을 보태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장규리는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10대 학생부터 한층 성숙해진 20대, 일에 대한 책임감을 지닌 30대까지 재인의 긴 시간대를 표현했다. 또한 비오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과 예술에 대한 깊은 애정을 지닌 인물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리며 몰입도를 높였다.
최근 만난 장규리는 극 중 그려지지 않은 재인의 시간까지 고민하며 인물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이 배우로서 많은 것을 배우고 고민하게 한 작품이었다고 돌아봤다.
<【N인터뷰】 ①에 이어>
-극 중 나오지 않은 재인의 10년은 어떻게 상상해서 채웠나.
▶재인이가 정말 비올라를 잘하고 싶어 했지만, 귀가 워낙 뛰어난 인물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한계를 더 빨리 알아차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비오의 매니저를 하려고 한 게 아닐 것이다. 재인이가 한없이 밝아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그런 아픔을 누구보다 빨리 겪었을 아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송강, 이준영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송강 오빠는 장난기가 매우 많다. 장난을 치면서 먼저 다가와 줘서 빠르게 편해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송강 오빠는 눈의 힘이 굉장히 강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평소에는 장난을 치다가도 연기에 들어가 눈을 마주하면 순간적으로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어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준영 오빠 역시 장난기가 많아서 두 사람 모두 편하게 다가와 줬다. 두 사람이 장난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굉장히 재미있었다.
-재인이는 왜 그렇게 오랫동안 비오를 좋아했다고 생각했나.
▶나 역시 궁금해서 작가님에게 직접 물어봤다. 드라마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작가님이 생각하신 서사가 있었다. 재인이의 부모님이 이혼했고 재인이가 힘들어하던 시기에 비오의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큰 위로를 받았다. 그 경험이 재인에게 깊게 각인됐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재인이가 비오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하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비오의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도 매우 컸을 것이라고 봤다. 예술가로서 비오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단순히 남자로서 좋아하는 감정만으로는 그렇게 오랫동안 곁을 지키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위로받은 것처럼 사람들에게도 이런 경험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수 있다. 비오도 가족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분이 많은데 내가 조금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비오는 남자 친구로서는 어떤가. 매력적이고 멋진 예술가이지만 좋은 연인은 아닐 것 같다.
▶솔직히 (실제) 나라면 만나지 않았을 것 같다.(웃음) 재인이의 친구라고 해도 말렸을 것 같다. 비오가 재인을 바라본 적이 없다기보다 비오도 자신을 잘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재인의 입장에서 비오가 재인에 대해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아예 마음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잘 보면 (재인을) 의지하는 포인트가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배운 점이 있다면.
▶보통 드라마에서는 한 인물의 특정 시기를 연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작품에서는 10대와 20대, 마지막에는 30대까지 짧게나마 표현했다. 한 인물의 긴 시간대를 연기하며 많이 배웠다. 서로 다른 시기를 어떻게 연결하면서도 각 시기의 차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10대 때는 밝고 사랑스러운 느낌, 20대에서는 그사이 10년의 서사를 상상하며 조금 더 성숙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목소리 톤도 낮추고 스타일에도 변화를 줬다.
-아직 교복을 입는 역할이 많은데, 앞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있나.
▶교복을 입을 때는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내가 입어도 되나' 싶었는데 팬분들도 좋아해 주시고, 교복을 입으면 밝은 연기를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면도 있는 것 같다. 교복을 입는 역할도 좋고, 엄마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 번 했으니 군인이었던 아빠와 관련된 이야기도 해보고 싶다. 사극도 재미있을 것 같고 전문직 역할도 다양하게 도전해 보고 싶다. 사실 아직 해보지 않은 것은 모두 해보고 싶다. 악역도 재미있을 것 같다.
-배우 인생에서 이번 작품은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모든 작품에서 많이 배우고 좋은 경험을 얻지만, 이번 작품은 여러 방면에서 가장 많은 것을 배운 작품 중 하나다. 현장에서 선배들을 보며 배우로서의 태도도 많이 배웠고, 대본과 캐릭터를 얼마나 더 깊이 고민할 수 있는지 스스로 가장 많이 질문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배우 인생에서는 이제 신발 끈을 묶고 달려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아직 시작점에 있다고 느낀다. 예전에는 무언가를 꼭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컸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이 많이 사라졌다. 오래 연기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계속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1997년생이라 올해 세는 나이로는 30세인데 20대를 돌아보면 어떤가.
▶부족했던 순간은 있었지만, 열심히 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지금 보면 부끄러운 순간도 많지만 그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늘 다했다고 생각해서 후회는 없다.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도 받는 데 전혀 아니다.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할 것 같다. 당시 할 수 있는 100%를 다했기 때문에 돌아간다고 해도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 같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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