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민 "'은도적'하며 스스로 '당근과 채찍' 줘…점점 성장" [N인터뷰]②

배우 문상민/어썸이엔티 제공
배우 문상민/어썸이엔티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2일 종영한 KBS 2TV 토일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극본 이선/연출 함영걸)는 어쩌다 천하제일 도적이 된 여인 홍은조와 그를 쫓던 대군 이열, 두 남녀의 영혼이 바뀌면서 서로를 구원하고 종국엔 백성을 지켜내는 위험하고 위대한 로맨스 드라마다. 지난달 처음 시작한 극은 4%대 시청률로 출발했으나, 재미가 입소문을 탄 뒤 6~7%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할 정도로 시청자들에게도 많은 호응을 얻었다.

배우 문상민은 극에서 주인공인 도월대군 이열을 연기했다. 이열은 한량처럼 살아가던 중 단단한 성품을 가진 홍은조를 사랑하게 되면서 점점 변모하는 인물. 극 초반에는 로맨스를, 극 후반에는 반정 서사를 그려가야 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문상민은 극 중 이열이 점차 달라지는 모습을 안정적으로 연기했다. 특히 배우 본인 역시 회를 거듭하며 캐릭터에 녹아들었고, 작품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문상민은 '은애하는 도적님아'를 위해 촬영 전부터 큰 노력을 기울였다며,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배우 문상민'을 각인시켜 기쁘다고 했다. 또한 이번 작품으로 '배우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더 노력하는 연기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최근 '은애하는 도적님아' 종영을 앞두고 문상민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 문상민/어썸이엔티 제공

<【N인터뷰】 ①에 이어>

-극 후반 '반정 서사'가 이어지며 이규와 이열의 대립이 눈길을 끌었다. 이규로 등장하는 배우 하석진은 워낙 베테랑인데, 그 에너지를 어떻게 받아내면서 연기했는지.

▶이규와 이열은 서로 싫어하지 않는다. 피는 물보다 진한 법 아닌가. 가족이라 서로 미워할 수 없는 사이이니 연기하면서도 형에 대한 이열의 마음이 뒤틀려 보이면 안 되겠다 싶었다. 다만 극 말미엔 이규와 이열이 대립하며 칼싸움을 하는데 그땐 감정이 폭발했다. 연기하면서는 에너지로 (하석진) 선배님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 극에서 하석진 선배님은 물론 김정난 선배님, 김석훈 선배님, 최원영 선배님과 다 연기를 하는 데 그때마다 선배님들이 하시는 대사와 에너지를 그대로 받으려고 했다. '내 거를 잘해보자'고 했더니 뻣뻣해져서 선배님들의 기운을 그대로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극에서 이열의 호위무사로 등장하는 대추 이승우와도 '케미'가 좋았다.

▶승우 형은 진짜 멋있는 배우다. 같이 연기하며 항상 재밌는 부분도 짜려 하고, 대추를 잘 소화하기 위해 무술도 너무 열심히 연습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정말 리스펙트 하게 됐다.

-극 초반보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캐릭터에 확 녹아든 느낌이 든다. '은애하는 도적님아'를 통해 연기적으로 성장했다고 보나.

▶점점 성장했다. 칭찬도 많이 받았지만 초반엔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드라마 초반에는 능청맞은 한량 이열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신이 많았는데, 다시 보면서 '조금 더 놓았으면 어땠을까' 싶어 아쉽더라.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초반부터 시청자들이 캐릭터에 몰입해 편안하게 보실 수 있게 할까, 어떻게 보완해야 할까' 싶었고, 아직은 서툴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갈수록 조금 여유로워지고, 여러 사건이 시작되며 극에 잘 녹아드는 나를 보고 뿌듯하기도 했다. 스스로 채찍과 당근을 줬다.(미소)

문상민/ KBS 2TV '은애하는 도적님아'

-첫 사극 '슈룹'으로 인연을 맺은 김혜수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번 작품에 대한 코멘트는 없었는지.

▶평소 연락을 자주 드리는데, 선배님이 바쁘신 와중에도 항상 내가 어떤 작품에 나오는지 알고 계시고 유심히 봐주셔서 감사하다. 아마 선배님이 없었다면 지금의 문상민도 없지 않았을까. 일을 하면서도 배우로서 태도에 대해 알려주신 선배님이 항상 생각난다. 내가 작품을 할 때마다 항상 커피차를 보내주시는데 이번에도 보내주셨다. 너무 감사하다.

-사극 두 작품에 출연해 모두 호평받았다. 쉽지 않은 일인데.

▶ 사극에 나오는 문상민을 좋아해 주시는구나 싶다. 극 중 반듯하고 총명한 모습을 많이 좋아해주시는 듯해 감사한 마음이 크다. 하지만 또 현대물로는 시청자들에게 각인된 작품이 없어서 그런 부분은 고민이다. '앞으로 뭘 보여드리는 게 좋을까' 고민되는데, 내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에 출연해 책임을 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다 싶다.

-'은애하는 도적님아'가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감정 기복이 없고 평온하고 무던하게 지내고 있었는데, '은애하는 도적님아'를 하면서 에너지가 올라가고 생기 넘치는 나를 발견했다. 촬영하고 방송되는 동안에도 여러 감정이 들었다.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알려준 작품이다. 또 '은애하는 도적님아'를 통해 나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생겨서 그런 부분에서 성공하지 않았나 한다.

배우 문상민/어썸이엔티 제공

-지난달에는 오랜 기간 진행하던 KBS 2TV '뮤직뱅크'에서 하차하게 됐다. 소감이 남다를 듯한데.

▶'뮤직뱅크'를 2년 정도 진행했다. 가수들이 올 때마다 기분 좋게 무대를 하고 갔으면 싶어 그런 마음으로 진행했는데, 개인적으로도 얻은 게 많다. 무대를 가까이에서 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2년 동안 작품을 하지 않을 때도 내 공백을 채워준 또 하나의 필모그래피라고 생각한다.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최근 업계에서 각광받는 20대 남배우 중 한 명이다. 문상민이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때 묻지 않은 소년미?(웃음) 좋은 것일 수도 있고, 위험한 것일 수도 있는데 아직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러 모습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찾아주시는 게 아닐까. 한편으로는 더 많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지난 20일에는 영화 '파반느'도 공개됐다. 기존 이미지와는 결이 다른데.

▶또 다른 문상민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동안 부드러운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일상에 가깝고 수더분한 캐릭터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파반느'를 봐주시면 어떨까 한다. 서투르고 거친 캐릭터인데, 그동안 보여준 것과는 다른 '사포' 같은 인물이라 영화를 보시고 내게 많은 가능성을 발견해 주셨으면 한다.

breeze5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