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② 곽동연 "숨기고팠던 아이돌 연습생 출신, 사랑하지 않았던 과거"

곽동연/H&엔터테인먼트 ⓒ 뉴스1
곽동연/H&엔터테인먼트 ⓒ 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곽동연은 어느새 데뷔 10년 차 연기자가 됐다. 그는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올해, 배우로서 삶에 큰 영향을 준 작품을 만났다고 했다. 지난 2일 20회로 종영한 tvN 주말드라마 '빈센조'(극본 박재범/연출 김희원)는 곽동연에게 분명 가장 의미 있는 인생작이 됐다.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로, 곽동연은 극 중 배다른 형 장한석(옥택연 분)에게 밀려 바벨그룹 부회장이 된 장한서 역으로 활약했다.

장한서는 초반 바벨그룹의 어린, 안하무인 회장으로 등장했으나 사실은 장한석에게 폭력과 억압을 당하는 2인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로 각인됐다. 2인자의 열등감과 반항심, 틈새를 노리려는 야망, 빈센조(송중기 분)를 향한 동경을 드러내는가 하면, 상식이나 지식이 부족한 순진한 매력까지 복합적인 감정 연기로 풀어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호평을 받았다. '빈센조'의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서사에 송중기 조한철 김여진 등 배우들과 코믹한 케미스트리까지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웃음과 재미를 책임졌고, 장한서는 단연 그의 인생 캐릭터로 남았다.

곽동연은 '빈센조'로 20대 연기파 배우 중 한 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앞서 그는 아이돌 연습생 출신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해, '구르미 그린 달빛' '쌈, 마이웨이'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두번은 없다'를 거쳐 지난해 8월 종영한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국회의원 아들이자 조증 환자 권기도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후 '빈센조'로 큰 성과를 거두게 됐다. 그는 그간의 시간에 대해 자신의 독기가 큰 원동력이었다며, 아이돌 연습생 시절 얻은 것이 많았다는 고백도 전했다. '빈센조'에서 빈센조 못지 않게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곽동연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곽동연/H&엔터테인먼트 ⓒ 뉴스1

<【N인터뷰】①에 이어>

-'빈센조'는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은 작품인데 배우로서 부담은 없었나.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은 점이 있다면.

▶저도 합류했을 때 너무 기뻤고 이 작품에서 내가 절대 독단적으로 튀려고 하거나 돋보이려고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장한서라는 인물이 왜 나와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하면서 오버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라면 '너무 어린 회장 아닌가'라는 안 좋은 반응이 있을까봐 걱정했는데 그래도 이질감 없이 잘 넘어간 것 같다. (웃음) 성숙한 얼굴 주신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임했다.

-스타일로도 호평을 받았는데. 하키복 입고 앞머리 내린 채 등장한 장면도 화제였는데.

▶꽉 조인 셔츠 카라나 셔츠 핀을 통해 스스로 나의 권위를 알리고 싶은 욕구를 표현하고 싶었다. 늘 장한석에게 옥죄어 있는 모습을 이미지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낯설어하시거나 이질감 느끼시면 어떡하지 걱정했었다. 그래서 최대한 부티나 보이는 슈트를 찾아 제작했다. 하키장 같은 경우에는 하키장 바닥이 다 하얀 얼음이라 자체 반사판 효과가 있었다. (웃음) 그 덕분이라 생각한다.

-연기를 하면서 SNS를 통해 소통하는 부분도 굉장히 화제를 모았다. '장한서 Q&A' 등을 통해 더욱 사랑 받은 느낌이었는데 SNS를 어떻게 활용하려 했나.

▶SNS 활용성의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명확히 항상 느끼고 있다. 장점이라면 팬분들과 가깝게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이라면 워낙 다양한 정보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오해를 살 수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되면서 특정 이미지가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저는 저희 드라마가 너무 좋았다. 한분이라도 저희 드라마를 더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빈센조'를 홍보하고자 SNS 활동을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와중에 서로 마주할 수 있는 자리가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재미난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었다. 서로 교감된다는 느낌을 팬분들도 많이 받으셨으면 했다. 가까이에서 드라마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존재이고 싶다는 생각에 그렇게 했다.

곽동연/H&엔터테인먼트 ⓒ 뉴스1

-이제는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라는 떠올리는 이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로서 이렇게 자리잡게 된 스스로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여전히 무대에 대한 동경이 있는지 궁금하다.

▶되돌아봤을 때 누군가 이런 말씀을 해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다. (연기파 배우라는 것이) 제가 꿈꿔온 배우의 모습이기 때문에 한분이라도 그런 말씀을 해주신다면 정말 행복하다. 사실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라는 게 숨기고 싶은 과거였다. 굉장히 연기와는 관련 없는, 외부에서 굴러들어온 돌처럼 보이는 게 싫어서 숨기고 싶었고, 사랑하지 않는 과거였는데 연습생 생활을 거치면서 그때 얻은 게 분명히 있더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것,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연습생을 하면서 배운 것들이다. 저만의 노하우와 지혜들을 더 잘 이용해서 더 좋은 배우라고 인식하실 때까지 열심히 할 생각이다. 무대는 사실 지금까지는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 서봤지만 막연히 그런 생각이 있었다. 배우로서 자리를 잡고 안정됐다고 느끼면, 여전히 음악 악기를 좋아하는 만큼 뜻이 맞는 친구들과 소소하게 밴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한다. 지금은 너무 힘들지만 연극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난 2012년에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데뷔해서 벌써 데뷔 10년 차로, 내년엔 데뷔 10주년을 맞이한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일지 궁금하다. 혹시 10주년 계획이 있는지.

▶'10년 차 배우' 이러니까 부끄러워서 5년 차로 돌아가고 싶다. (웃음) 제가 10년이나 된 걸 모르셨으면 좋겠다. 그 이유는 이 일을 사랑해서다. 앞으로도 많은 걸 얻고 끊임 없이 잘하고 싶고, 성취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끝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 예전에는 오디션을 계속 보러 다니기도 했었다. 오디션 경쟁률이 치열할 땐 독기가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과하지 않은 욕심이 아주 큰 원동력이다. (웃음) 10주년에는 팬분들과 시간을 가지면 좋겠는데 상황이 나아져야 할 것 같다.

-'빈센조'로 오랜만에 인터뷰하는데, 이전과 달리 굉장히 진지해지고 성숙해진 것 같다. 변화의 이유에 '나이'나 '빈센조' 속 캐릭터가 영향을 줬는지 궁금하다.

▶너무 어릴 때부터 일을 하면서 스스로 성숙해 있다고 생각했다. 한살 씩 나이가 들 때마다 책임감에 대한 걸 느낀다. 이른 시간부터 시간을 내주신 기자님들께 양질의 답변을 드리고 싶다.

<【N인터뷰】③에 계속>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