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② 고준 "연애, 너무 하고파…마지막은 몇 년 전"

ⓒ 뉴스1 배우 고준/비에스컴퍼니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무지막지한 악인으로 나왔는데 묘하게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달 종영한 SBS 드라마 '열혈사제'(극본 박재범/연출 이명우)에서 대범무역의 대표 황철범 역으로 활약한 배우 고준(41)도 그 점을 신기해 했다. 그래서 황철범은 그에게 '미지수'로 남았다. 어떻게 악역을 했는데도 보는 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여전히 궁금하다고.

지난 2001년 데뷔해 오랜 무명시절을 보낸 고준은 한때 연기를 그만 두기도 했다. 그러나 연기를 하지 않는 나날이 행복하지 않아서,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영화 '타짜 신의 손'(2014)을 기점으로 자신의 연기 인생 두 번째 스테이지를 차분하고 탄탄하게 꾸리고 있다.

영화 '타짜' '청년경찰' '변산'과 드라마 '구해줘' '미스티'에 이어 '열혈사제' 황철범까지, 뚜렷한 존재감을 보인 인물로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특히 '미스티'의 케빈리부터는 묘한 섹시美를 더했다는 반응과 함께 '더티섹시' '어른섹시'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고준은 여전히 그 점이 신기하다. 자신의 어떤 모습이 섹시하다는 건지, 섹시면 섹시지 '더티섹시' '어른섹시'는 뭔지. 의외로(?) 엉뚱하고 순박한 면이 많았던 고준과의 대화다.

<[N인터뷰]①에 이어>

-황철범을 어떻게 연기했나.

▶황철범의 대사 중에 '(김해일) 신부님, 나는 악해지고 싶은 게 아니고 살고 싶었던 겁니다'가 있다. 나는 황철범을 그렇게 생각하고 임했다. 구담구 카르텔 악인들에게 굴욕을 당할 때도 더 위로 올라갈 때까지 참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김남길 이하늬 김성균 등 다들 물 만난 듯이 코믹 연기를 하더라. 본인도 욕심이 났을 것 같은데.

▶왜 아니겠나. 실행으로 옮겼는데 감독님이 '황철범은 그러면 안 된다'고 해서 안 나왔다.(웃음) 예를 들면 박경선(이하늬 분)이 나를 쳐서 슬랩스틱으로 여기 쿵, 저기 쿵 하면서 나가 떨어지는 것도 시도해봤다.

ⓒ 뉴스1 배우 고준/비에스컴퍼니 제공

-로코를 하고 싶다고. 들어오는 작품 중에 로맨스는 없나.

▶해보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없다. 아직도 건달 깡패 캐릭터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웃음)

-'열혈사제'에서 박경선에게 차를 선물해주면서 '이거 안 받으면 내가 매일 찾아온다'고 하는 장면에서 이성적 호감이 보였는데 의도한 연기인가.

▶맞다. 원래 설정은 구청장이 보내서 차를 준 건데 '구청장이 줬다고 거짓말하고 실제로는 황철범이 사줬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는 이성적 호감이 드러나는 대본 내용은 없었는데, 현장에서 감독님과 상의 끝에 이런 뉘앙스를 설정했다. 호감을 두고 연기하려 했다.

ⓒ 뉴스1 배우 고준/비에스컴퍼니 제공

-많은 사람들이 고준을 '어른섹시' '더티섹시'라고 표현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는.

▶거울을 보면 나는 되게 촌스럽게 생긴 것 같다. 섹시하다는 말 들으면 좋기는 하다. 그런데 '으른섹시' '더티섹시'가 뭔지, 어떤 섹시를 말하는 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웃음)

-연애하고 있나.

▶너무 하고 싶다. 나는 마음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잘 표현을 못 하겠다. 마지막 연애는 몇 년 전이다. 잘 안 됐다. 바빠서 연애를 못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었는데, 다 정리하고 연애를 하고 싶을 정도다.(웃음) 여동생이 가정을 꾸리게 됐는데 정말 좋아보였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싶다. 그동안은 내가 경제적으로나 여러 모로 준비가 안 되어있으니까 결혼 생각을 못 했다. 지금은 (형편이) 조금 괜찮다. 진짜 '조금'. 웃음)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