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희, 그가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인터뷰①)

(서울=뉴스1스타) 명희숙 기자 = 배우 윤소희에게 tvN 드라마 '기억'은 많은 것을 남긴 작품이었다. 배우로서 성숙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자신을 좀 더 다듬어나갈 수 있었다. 또 좋은 선배들 사이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연기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억'을 잊지 못한 작품으로 꼽는다.

윤소희는 '기억'에서 로펌 사무원 봉선화로 분했다. 법대를 나와 사법고시를 준비했을 만큼 영리하면서도 미모까지 갖춘 재원. 현실 속 윤소희와도 제법 닮은 구석이 많았다.

배우 윤소희가 최근 뉴스1스타와 인터뷰를 가졌다. ⓒ News1star/ 권현진 기자

"그동안 했던 캐릭터들보다는 좀 더 성숙한 인물이죠. 제 연령대보다는 성숙한 연기를 해야 하는 거잖아요. 부담이 많이 됐어요. 목소리가 앳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목소리 톤을 바꿔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런데 감독님이 '목소리와는 전혀 상관없다. 네가 선화라는 아이에게 어울려서 캐스팅한 거다'라며 걱정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윤소희는 "감독님에게 예쁨을 많이 받았다. 저를 정말 친딸처럼 아껴주셨다"며 "초반에 선배들과의 연기에 긴장을 많이 하자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또 윤소희는 '기억'에서 잊지 못할 사람들로 이성민과 이준호를 꼽았다. 그는 "현장에서 삼인조라고 불렸을 정도"라며 단단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현장에서 이성민 선배님이 도움을 많이 주셨죠. 다른 스태프께서 '연기도 연기지만 준호랑 소희를 새끼처럼 잘 챙긴다고'고 하셨을 정도였어요. 현장에서 저희를 삼인조라고 부를 만큼 친하게 지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담감도 내려놓고 현장이 편해지더라고요."

배우 윤소희가 최근 뉴스1스타와 만나 tvN '기억' 종영소감을 밝혔다. ⓒ News1star/ 권현진 기자

윤소희의 '아빠'같았던 박찬홍 감독은 이준호에게 "동생을 잘 챙기라"고 매번 현장에서 지시했을 정도. 윤소희는 "나중에는 '동생 챙겨라'라는 말에 준호오빠가 자연스럽게 반응했다. 정말 현장에서는 가족 같았다"고 즐거워했다.

하지만 배우로서 선배들과 호흡을 함께한다는 것은 마냥 즐거운 일은 아니다. 부담감 역시 자연스럽게 함께 했다. 그는 "연기에 대해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아직 잘한다고 생각할 수준의 연기는 하는 것 같지 않다. 시작하는 배우로 배워야 할 게 많다"며 "촬영 끝나고 집에 갈 때마다 스스로의 연기를 돌아본 적이 많다. 그래서 작가님께도 가끔 죄송하더라. 하지만 오히려 작가님이 연기에 대해 더 칭찬해주고 예뻐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고백했다.

윤소희는 특히 이성민, 이준호와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다. 그는 "3명 만의 호흡이 있다. 리허설하면서 장난도 많이 치고 은근한 애드리브를 넣을 때도 있었다. 함께 신을 만들어가는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

'기억'은 윤소희에게 많은 배움을 남긴 작품이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운 성과를 얻었다. 웰메이드 작품으로서 호평을 받았지만 더 많은 시청자가 '기억'을 보지 않은 건 아쉬움으로 남을 터.

배우 윤소희가 최근 뉴스1스타와 만나 '뇌섹녀' 타이틀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 News1star/ 권현진 기자

"저는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좋은 작품이기에 많이 봤으면 하는 마음은 물론 있었죠. 혹시 선배들은 그런 아쉬움이 있을까 해서 종방연 때 여쭤봤는데 다들 못 느끼시더라고요. 작품에 관여한 모두가 '기억을 사랑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윤소희는 스스로를 이제 막 시작하는 배우라고 소개했지만 그는 다수의 웰메이드 드라마에 출연하며 탄탄하게 필모그라피를 쌓았다. 그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좋을 작품을 많이 할 수 있어서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며 "그려주는 데로 받아들이는 백지 같은 매력을 좋게 보는 게 아닐까"하고 자신의 강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외고, 카이스트 재학이라는 스펙덕분에 붙은 '뇌섹녀'라는 타이틀에 대해 "부담스럽지는 않다. 제가 연기를 잘하면 좋은 장점으로 살릴 수 있다. 못하면 걸림돌이 되지만 잘하면 수식어가 빛을 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대학 전공을 살리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아직 연기에 더 매진하고 싶다. 둘 다 하기는 힘든 부분이 많다. 좀 더 잘하는 분야에 치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reddgreen3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