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배우로서 도전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인터뷰①)

(서울=뉴스1스포츠) 명희숙 기자 = 배우를 꿈꿨던 박민우가 대중들과 만나 꿈을 이루기까지는 지리한 시간이 있었다. 그는 학업에 몰두하지 못할 만큼 고된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해야 했고, 수많은 오디션을 전전해야 했다. 묵묵히 시련의 시간을 딛고 배우의 꿈을 이룬 박민우. 하지만 그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았다. 박민우는 여전히 미생(未生)이었다.

박민우는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모던 파머'를 통해 정극의 타이틀 롤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시트콤과 정극의 묘한 혼재가 돋보인 '모던 파머'에서 박민우는 인디밴드의 멤버이자 방황하는 이십대 청춘 강혁으로 분했다.

"'모던 파머'를 찍을 때 선배님들이 시트콤 같다는 말씀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시트콤이라고 치기에는 매 신이 길고 조금 다른 부분이 있었어요. 감독님도 이 작품은 도전이라고 했죠. 덕분에 저도 많은 경험을 했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게 된 것 같아요."

배우 박민우가 최근 뉴스1스포츠와 만남을 가졌다. ⓒ News1스포츠 / 권현진 기자

'모던 파머'는 청정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얻었을 만큼 흔한 막장 요소 하나 없는 스토리라인이 돋보였다. 또 각각의 캐릭터의 성격들이 여느 시트콤 못지 않게 강한 개성을 자랑했다.

"그동안 정극 느낌이 나는 드라마나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코믹에 많은 부분이 치중됐었어요. 일단 캐릭터를 보고 도전했죠. 제가 맡은 인물이 여러 가지 면이 있었어요. 제 스스로 결과를 보면 그렇게 잘했다라는 느낌보다는 모자란 부분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또래 젊은 배우들과 함께했던 촬영장은 언제나 시끌벅적했다. 그들의 뿜어내는 젊음의 활기를 다시 '모던 파머' 속 열기로 치환됐다.

"촬영장은 늘 시끌벅적했죠. 감독님이 우리끼리 장난치는 모습을 보면서 촬영장 분위기가 에너지 넘치게 유지됐으면 했어요. 그런 걸 작품 안에 살릴 수 있도록 지향했죠."

유독 연상 여배우들과 좋은 어울림을 보여줬던 박민우는 이번 작품에서도 이하늬와 남다른 케미를 만들었다. 극 중 이하늬를 짝사랑했던 박민우는 개인적으로도 연하보다는 연상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배우 박민우가 최근 뉴스1스포츠와 만나 드라마 '모던 파머' 종영 소감을 말했다. ⓒ News1 스포츠 / 권현진 기자

"저는 어린 사람보다는 동갑, 동갑보다는 연상이 더 편하고 좋아요. 나이가 어리더라도 연상 느낌이 나는 성숙한 사람이 좋고요. (이)하늬 누나와도 그래서 작품을 찍으면서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어요. 제가 미성숙해서 그런지 연상이 더 편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김효진 선배와 로코로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어요."

'모던 파머' 속 강혁은 박민우의 실제 모습과 비슷한 점이 많았다. 극 중 강혁은 자신이 오해를 받더라도 굳이 나서서 해명하거나 하지 않았고, 홀로 아픔을 견디는 인물이었다. 박민우는 그런 캐릭터의 모습이 자신을 조금은 닮은 것 같다고 했다.

"강혁이라는 인물은 저와 닮은 점이 있어 끌렸어요. 또 연기하다 보니 닮아지기도 했고요. 강혁은 누군가에게 피해주려고 하지 않는 캐릭터거든요. 또 혼자 힘들어하지만 다른 사람이 알아주길 원하기도 하고요. 집안이 잘사는데도 불구하고 독립적으로 자기 꿈을 찾아가는 게 제 눈에는 멋있어 보이기도 했어요. 그렇게 살아나가고 싶어요."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 중 캐릭터를 보며 박민우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되뇌었다. 꿈보다는 당장 하루를 걱정해야 했던 이십 대 초반의 그의 삶은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연기를 전공했지만 저는 대학 생활을 그렇게 집중해서 할 수 없는 환경이라 사실 지식 면에서 부족한 게 많아요. 항상 알바를 해야 했고, 학비가 비싸서 휴학하는 대학생 중 한 명이었어요. 늘 수업만 받고 알바하러 가기 바빴어요.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오디션을 보러 다니곤 했죠."

배우 박민우와 뉴스1스포츠와 만나 데뷔 스토리를 공개했다. ⓒ News1 스포츠 / 권현진 기자

고된 하루 안에서도 그는 꿈으로 가는 길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편의점에서 밥을 먹고, 밖에 나갈 돈이 없으면 집에서 영화를 보며 연기의 꿈을 키웠다.

"누군가는 제가 불현듯 데뷔했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마냥 운이었다고 하기에는 데뷔 전까지 걸린 5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힘들었죠. 희망을 놓치지 않았고, 그렇게 해서 얻은 기회니까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보다 연기에 대한 꿈을 간절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부끄러운 데뷔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박민우는 간절했던 배우의 꿈에 다가섰고, 대중들에게 아직 보여주지 못한 여러 가지 면을 선보이려 끊임없이 발돋움 중이다. 특정 이미지에 매몰되지 않고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서고 싶은 건 배우로서의 지향점이기도 했다.

"저는 늘 미지근한 게 좋아요. 미지근해야 차가울 때 뜨겁고, 뜨거울 때 차가워질 수 있으니까요. 항상 뜨거운 상태면 터저 버릴 수도 있잖아요. 여러 모습으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미지근한 중간 상태가 좋아요."

박민우가 꿈꾸는 내일은 거창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내일은 확고했고 흔들림 없었다. 많은 사람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의 답은 명쾌했다. 그 한마디 안에 배우 박민우의 어제와 오늘, 내일이 응축돼있었다.

"일단 배우부터 되고 나서 답할게요."

reddgreen3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