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드라마퀸' 김희선, 명성 되찾은 비결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항상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90년대 드라마퀸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김희선이 20여 년이 지난 현재, 다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과거의 영광에 연연하지 않고 조용한 곳에서 열심히 노력한 덕택이다.

1997년 '프로포즈', 1998년 '미스터 큐', 1999년 '안녕 내사랑', '토마토' 등 시대를 주름 잡았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늘 김희선이었다. 세련되고 도시적인 외모와 통통 튀는 매력은 당시 여성들의 높아지는 위상을 반영하는 듯 했고, 당대 최고의 미녀로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했다.

김희선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News1star

이후 2003년 '요조숙녀' 등으로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렸던 그는 갑작스런 결혼으로 많은 남성팬들에게 아쉬움을 안겼다. 이어 예쁜 딸도 품에 안으며 여자로서의 삶에 충실했고 그렇게 대중에게서 멀어졌다.

6년 만의 복귀작이었던 '신의'(2012)로 돌아왔을 땐 일각에서 쓴소리도 들어야했다. 연기 활동을 오래 쉬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참 어린 이민호와 호흡을 맞추면서도 여전히 작고 예쁜 얼굴 만큼은 시청자들의 인정을 받았다.

본격적으로 연기에 대한 고민이 드러난 건 지난 해 '참 좋은 시절'에 출연했을 때였다. 당시 어려운 삶을 사는 여주인공에 몰입해 추레한 패션은 물론 화장기가 전혀 없는 얼굴로 등장해 열정을 불태웠다. 연기로 승부를 보기 위해 선택한 역이었지만 초반에는 어색한 사투리 논란 등으로 마음고생도 해야 했다.

하지만 김희선은 포기하지 않았다. 해답은 늘 자신에게 있는 것처럼, 주위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캐릭터에 더욱 집중했다. 그를 곁에서 지켜본 측근은 "당시 김희선이 안 좋은 글을 보면 무척 괴로워했다. 그러나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것이 안쓰러울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덕분에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어느새 연기력 논란도 씻은 듯 사라졌다.

올해 김희선의 진가는 제대로 입증됐다. '앵그리맘'에서 날라리였던 젊은 엄마 역을 맡아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것. 설정 자체가 무리가 있는 캐릭터지만 김희선은 교복마저 완벽히 소화하며 우려를 날렸다.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통쾌하게 찌르는 이 작품은 칼을 쥔 이가 김희선이었기 때문에 더욱 지지를 얻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김희선은 지난 28일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15 에이판스타어워즈(APAN Star Awards) 시상식에서 중편드라마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후보 역시 쟁쟁했다. 공효진('프로듀사'), 김태희('용팔이'), 수애('가면'), 박신혜('피노키오')를 제친 결과였다.

"오늘 시상하러 왔다"고 말문을 연 김희선은 "이렇게 좋은 상까지 주셔서 감사하다. '앵그리맘'은 저랑 가장 가까웠던 역할 같다. 일주일에 5일 밤을 샜는데도 즐겁게 촬영한 기억밖에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항상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덧붙이는 김희선에게서 그간의 노력과 진심이 엿보여 더욱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uu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