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자 논란에 작품 공개 '눈치싸움'…깊어지는 방송가의 고민 [N초점]

넷플릭스 '원더풀스'
넷플릭스 '원더풀스'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연예인의 논란은 개인의 인기를 넘어 출연하는 프로그램 및 향후 활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부정적인 여론을 떠안을 때 부담감을 고려해 제작진은 대체로 편집, 공개 보류 등의 방안을 내놓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대안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이른바 '논란작'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넷플릭스는 새 드라마 '원더풀스'를 연초 공개한 라인업 발표대로 2분기에 공개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원더풀스'는 종말론이 득세하던 1999년, 뜻밖의 사건으로 초능력을 얻게 된 동네 허당들이 해성시의 평화를 위협하는 빌런에 맞서 싸우는 초능력 코믹 액션 어드벤처다. 주인공은 박은빈과 차은우로, 인기 스타들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기대작으로 떠올랐으나 지난 1월 차은우의 탈세 의혹이 불거지며 예기치 못한 난관을 만났다.

차은우는 수려한 외모와 반듯한 이미지로 '얼굴 천재' '엄친아' 수식어로 불리며 단숨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타다. 그간의 호감도가 높았던 만큼 차은우의 탈세 의혹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불똥은 그의 차기작 '원더풀스'로 옮겨갔다. '원더풀스'가 예정대로 공개를 확정하면서, 누리꾼들의 찬반 의견이 맞서고 있다.

'원더풀스' 뿐만 아니라 최근 콘텐츠 업계에서는 '논란작'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대중의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갑작스러운 논란의 여파를 작품이 떠안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근의 콘텐츠는 많게는 수백억 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될 뿐만 아니라, 광고와 해외 판매 등 여러 관계사의 이해관계가 촘촘히 얽혀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전 제작 시스템이 정착된 상황에서 공개를 보류할 경우 발생하는 피해 규모는 더욱 막대해진다.

콘텐츠 소비의 중심이 OTT 플랫폼으로 이동한 만큼 소비자들의 달라진 시청 습관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드라마 '디어엠'은 2021년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주연 배우의 '학폭 의혹' 논란으로 4년을 표류하다 2025년 KBS에 재편성돼 조용히 방송을 마쳤다. 반면 넷플릭스는 지난 1월 식품위생법 논란 등이 불거진 백종원이 출연하는 '흑백요리사2'를 공개했으며, 디즈니+(플러스)는 2월 전 매니저와 '갑질' 갈등 등으로 활동을 중단한 박나래가 출연하는 '운명전쟁'을 예정대로 선보였다. 논란의 성격과 전개는 다르지만, 콘텐츠 공개 여부에는 TV와 OTT라는 플랫폼의 특성 차이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OTT 플랫폼이 콘텐츠 업계의 주류가 되었다, TV와 달리 시청자(구독자)가 선택해서 보는 시스템이다, 콘텐츠의 소비(시청) 여부, 그에 대한 평가는 시청자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연예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논란작' 공개를 둘러싼 논쟁을 두고 "결국 여론의 강도를 살필 수밖에 없는데 법적 문제와 사생활 논란을 어떻게 차별화할지, 인기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여론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라고 짚었다. 이어 일명 '눈치싸움'으로 작품의 운명이 결정되는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리스크 관리와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그동안 각종 논란에도 손쉽게 복귀해 활동하는 유명인들의 사례가 이어지며, 콘텐츠 업계 전반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커졌고, 그만큼 도덕적 기준도 더욱 엄격해졌다"라면서 "대중에게 작품을 선보이는 만큼 공개 여부에 대한 신중한 논의와 더불어 출연진의 책임감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