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전에서 우승까지…'조림인간' 최강록의 '흑백' 성장 서사 [N초점]①
-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요리사 최강록(47)이 '흑백요리사' 시즌 2에서 우승자가 되며 시즌 1부터 이어진 성장 서사를 완성했다.
13일 오후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2'의 마지막 13 회가 공개됐다. 최종회에서는 파이널 진출자와 우승자가 결정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요리 괴물은 '중식계 베테랑' 후덕죽과 치열한 경쟁 끝에 결승전에 진출했고, 이미 결승 후보에 올랐던 최강록과 맞붙게 됐다. 두 사람은 '나를 위한 요리'를 주제로 대결했다.
요리 괴물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먹던 '소울 푸드'인 '순댓국'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요리를 내놓았고, 최강록은 자신의 장기인 '조림'이 아닌 제일 좋아하는 재료들로 만든 '깨두부를 넣은 국물 요리'를 선보였다. 심사위원 안성재와 백종원은 결승 진출자들과 함께 요리를 맛봤고, 고심 끝에 만장일치로 최강록의 손을 들어줬다.
최강록의 우승은 '흑백요리사' 시즌 1부터 이어진 서사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최강록은 지난 2024년 '흑백요리사'에 탄탄한 커리어를 가진 이들의 계급인 '백수저'로 등장했다. 앞서 2013년 올리브TV 요리 서바이벌 '마스터셰프 코리아 2'(이하 '마셰코2')에서 우승한 이력이 있었던 덕. 그간 여러 업장을 운영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실력을 더욱 쌓아온 그는 서바이벌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시즌 1에서도 최강록은 맹활약했다. 2라운드 첫 경연에서 자신의 장기를 살려 '들기름에 구운 무와 굴 조림'을 내놔 극찬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나야, 들기름'이라는 '밈'을 만들어내 '스타 셰프'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그러나 이후 행보는 아쉬웠다. 3라운드 팀전에서 탈락한 그는 편의점에 있는 재료로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패자부활전에서 '고추꽁치'로 승부수를 띄웠으나, 결국 탈락했다.
당시 최강록의 탈락은 많은 시청자들에게도 아쉬움을 남겼다. 앞서 '마셰코2'에 출연했던 그는 우승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포텐셜을 발산하고 실력을 드러내며 셰프로서 능력을 증명해 왔던 바. 그러나 최강록의 여정은 패자부활전에서 멈췄다. 이미 그의 자질을 알고 있던 시청자들은 최강록의 요리를 더 볼 수 없다는 것에 서운함을 느꼈다.
그 후 1년여 만에 '흑백요리사' 시즌 2가 론칭하게 됐으나, 누구도 최강록을 참가자로 거론하진 않았다. 이미 한 번 출연한 이력이 있기에 다시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봤기 때문. 특히 최강록은 시즌 1 이후 주목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운영하던 가게도 접고, 방송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지 않아 '물 들어올 때 노 버린 사람'으로 통했기에 '흑백요리사'에 다시 등장할 거라 예상하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최강록은 시즌 2에 새롭게 도입된 '히든 백수저'로 등장하며 다시 한번 서바이벌에 재도전했다. 최강록은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는데, 아무 일도 일어날 거 같지 않아서 결심해서 나왔다"라며 "나야, 재도전"이라는 재치 있는 참가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민물장어 조림, 살짝 조린 두부와 채소를 곁들인'이라는 요리를 내 평가받았고, '히든 백수저' 2명 중에 유일하게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이어진 '1 대 1 흑백대전'에서 최강록은 경연 주재료인 '대파'를 다양한 조리법으로 활용해 '대파국 차완무시'를 선보였다. 디테일한 조리법으로 조화로운 맛을 만들어낸 덕에 그는 안성재의 극찬을 받으며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게 됐다. 3라운드 '흑백 팀전'에선 백수저 팀으로 참여,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면서 팀원들을 서포트해 4라운드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때 최강록은 에이스전을 지켜보면서 팀원들에게 큰 소리로 조언을 건네는 등 시즌 1 때와는 달라진 모습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 후 1대 1 사생전에는 김성운 셰프와 맞붙었다. 이때 최강록은 여러 식재료 중에서도 감자로 만주를 만드는 시도를 해 백종원의 호평을 받으며 세미 파이널로 향했다.
세미 파이널 1라운드 '무한 요리 천국'은 그야말로 최강록의 독무대였다. 그는 시간 말고는 그 어떤 제한도 두지 않는 해당 경연에서 '조리 인생의 집약체'인 '무지스시'를 만들었다. 화려한 식재료들을 특성에 맞게 각자 조리고 한 그릇에 담는 음식. 조리는 방식을 선호해 '조림 인간'으로 불리는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정점'의 요리였다. 다른 참가자들이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드는 동안 단 하나의 음식으로 승부를 보려는 그의 뚝심도 빛났다. 무지스시를 맛본 '그 한 번의 임팩트가 다른 모든 것들을 다 잊게 만드는 음식'이라며 그에게 '만점'인 90점을 줬다. 덕분에 1위를 한 최강록은 결승전으로 직행했다.
결승전에서는 최강록의 진지한 면모가 엿보였다. '나를 위한 요리' 주제로 한 경연에서 그는 조림이 아닌 공들인 육수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재료를 한 그릇에 담은 '깨두부를 넣은 국물 요리'를 만들었다. 그 이유에 대해 최강록은 "컴피티션에서 우승한 적이 있는데 (그때) 조림 음식을 많이 해서 '조림 인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라며 "조림을 잘 못하지만 잘하는 척을 했다, 공부와 노력을 했지만 척하기 위해 살아왔던 인생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나를 위한 요리에서까지 조림을 하고 싶진 않았다, 나를 위한 요리로 90초도 써본 적이 없다"라며 본인이 좋아하는 재료들을 사용한 진솔한 이유를 전했다. 결국 최강록은 두 심사위원의 만장일치 선택을 받으며 우승했다.
마지막으로 최강록은 "나는 특출난 음식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전국에 숨어서 열심히 일하는 요리사분들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하는 분들이 주신 말씀 가슴 속에 잘 담고,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더 음식에 대해 생각하며 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건 서바이벌이지만 우승이 준 의미가 무엇일지 생각해 봤다"라며 "고수분들, 요리를 시작하는 분들, 엄청난 노력을 하신 분들, 생계를 이어가는 분들 다 각자 잘하는 음식들이 있다, 내 얘기 말고 요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만하지 않겠다, 재도전해서 좋았다"라고 담백한 소감을 전했다.
컴피티션 도전과 탈락, 이후 재도전과 우승까지… 최강록은 '흑백요리사'라는 세계관 안에서 극적인 서사를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범접할 수 없는 실력과 겸손함, 내향형임에도 용기 내 재도전을 하는 열정, 남다른 위트 등이 은은하게 드러나며 최강록이라는 도전자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덕분에 그는 모두에게 박수를 받는 우승자가 됐고, '조림 인간'을 넘어 진정성을 품은 요리사로 각인됐다. 덕분에 '흑백요리사' 시즌 2는 최강록이 주인공인 한 편의 '요리 만화' 같은 이야기로 마무리됐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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